양영두(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장)
2007년 4월 27일 아침 7시 김포공항 국제선.
평양에서 내려온 고려항공을 타기위해 127명의 일행이 수속을 밟았다.
방북(訪北) 목적은 「평양 양묘장 준공식 및 나무심기행사」이고 행사 주최는 남측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이며 필자는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공동대표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
김포공항을 출발한 일행은 오전11시경 북한의 평양 순안(順安) 공항에 도착했다.
평양에서 제일 좋다는 양각도 호텔에 여장을 풀고 1층 식당에서 한식으로 점심을 들었는데 조미료가 빠진 담백한 토속적 우리 음식 그대로였다.
오후에는 대동강가에 있는 평양 명소를 참관하고 북측이 준비한 환영 만찬회가 있었다. 만찬사는 정치적인 내용은 없고 비교적 순수성 있는 남과 북의 협력과 나무심기를 도와준 점에 대한 사의 표명이었다.
28일 10시 평양시 순안구 대양동에 있는 「중앙종묘장」내 6·15 통일양묘장으로 명명된 건물 앞에서 준공식이 있었다. 1만여 평의 땅에 종묘시설이 남측이 제공한 비닐하우스에 설치되어 있고 묘포가 자라고 있는 것을 목견한 뒤 “주목”나무를 심었다.
헐벗은 북녘 산하에 푸르른 나무숲이 울창하게 자라 주기를, 그래서 홍수 범람도 없고 농작물 피해도 없기를 기원했다.
행사 후 평양시내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었는데 순모밀로 만든 부드러운 면이 특이한 육수 맛과 함께 소문보다는 훨씬 맛있는 냉면이었고, 추가로 나온 쟁반 면은 전분이 섞인 약간 질긴 냉면이었다. 북측 정단장의 말로는 맛은 육수가 비결인데 비밀이라서 안 알려준다고 한다.
식사 후 만수대를 비롯한 평양시내 유적지를 참관했고, 교육시설과 관련해 소년궁전을 둘러보았는데, 무용, 우리가락(장구,거문고등), 서예, 바둑, 수예(자수), 발레, 수영등 분야별로 학습시키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서예관에서 통일 염원이라고 쓴 중학1년생의 글씨를 우리 측에 선물하기도 했다.
저녁도 개성식당에서 개성식 한식을 먹고 8시부터 시작되는 아리랑 공연을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참관케 되었다. 2만 5천여 명의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짜여진 북측말로는 배경대(카드섹션)가 장관이었다. 운동장에는 고적대, 춤, 태권도, 분열등 색색의 공연이 있고 아리랑, 고향의 봄등 노래가 밴드에 맞춰 진행되었고 금강산에서 볼 수 있는 기예단의 곡예가 아슬아슬하게 펼쳐지기도 했다.
29일 아침 일정에 없던 묘향산(妙香山)을 안내하겠다고 북측이 통보해 왔다.
볼수록 묘하게 생겼고 山에서 각종 향기가 넘친다고 해서 묘향산이라고 했단다. 평양에서 서북쪽으로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국제 친선관으로 명칭 되어진 김일성주석과 김정일국방위원장 부자의 기념품관으로 불려지는 건물을 보여 주었는데 제대로 관람하려면 1년이 걸린다고 안내했고 실제로 받은 선물의 수가 많기도 했다.
보현사에 들렀다. 서산대사, 사명당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승병 3,000명을 길렀다는 도량답게, 고려 경종때 세워진 절터는 6·25동란에 일부 피해가 있었던 것을 복원했다고 하는데 서산대사, 사명당 큰 스님의 영정이 보존되어 존치되고 있는데 보관이 허술하고 관리가 허술해 보여 필자는 북측 한기범 안전원에게 지적해 주었다.
저녁 환송 만찬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각 테이블마다 배석했는데 홍지도원은 말하기를 “높은 사람은 덕을 베풀어야 하고 가진 사람(부자)은 있는 것을 나누어야 인심을 얻을 수 있는데 남측은 북에 조금 베풀고 퍼준다고 하면서 말로 너무 생색을 낸다며 북측은 받은 만큼 반드시 돌려 줄 것이며 순수한 북측 사람들을 진정성을 가지고 대해 줬으면 한다”고 호소하듯 말했다.
평양을 다녀온 소감은 일부 권력자를 뺀 평양사람들은 순수해 보였고 평양은 잘 살아 보기위한(경제적으로) 변화를 향해 긴 잠에서 깨어 꿈틀대고 있다는 것이다.
/양영두(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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