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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작은 배려가 행복한 사회 만든다 - 최중근

최중근(남원시장)

오월도 벌써 끝자락에 와있다. 오월은 이 지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들이 가장 축복받고 왕성하게 성장을 하는 계절이다. 계절의 여왕답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장미꽃이 피는 사랑의 계절로 많은 선남선녀들이 짝을 이루는 계절이기도 하다.

 

또한, 오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가정은 우리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 삶에 있어서 중요한 가정이 요즘에는 많은 이혼으로 사회적으로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족만큼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없다. 바꿔 말하면 가족관계가 깨지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을 안겨 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하며 여기에는 가족들에 대한 자기희생적인 사랑과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요즘에 와서 사회와 가정이 이렇게 각박한 것은 경제적 요인보다는 가족 구성원간의 사랑과 배려의 부족이 큰 원인인 것 같다.

 

우리 국민들 중 보릿고개를 알고 있는 중년을 넘긴 사람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지난 시절들을 형제들간의 우애와 배려, 그리고 부모님들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극복해왔던 것 같다.

 

그 시절과 비교해보면 경제적·사회적 환경이 훨씬 좋아진 지금 우리는

 

그만큼 더 행복해야 하는데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은 경제적 여건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가정이 더욱 행복하려면 이러한 물질적 풍요도 중요하지만 가족

 

구성원간에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더 소중하다고 본다.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그 가정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슬기롭게 해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항상 가정의 달을 맞는 이때쯤이면 일본 작가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이란 글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을 다시 회상하고는 한다.

 

어머니와 어린 두 아들이 섣달 그믐날밤에 우동집을 찾아 셋이서 우동 한 그릇을 시켜 맛있게 먹고는 하였다. 우동집 주인은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다음해에는 우동 반 그릇을 더 담아주고 가격표를 오르기 전의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들이 10여년이 지난 섣달 그믐날밤에 은행원과 소아과 의사로 성장하여 다시 그 우동 집을 찾아 3인분의 우동을 시켜 먹었다는 이야기이다.

 

어머니와 두형제 셋이서 우동 한 그릇을 가운데 두고 이마를 맞댄 채 맛있게 먹는 모습, 그리고 세 모자가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간에 서로 위로 하고 격려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과 우동집 주인의 이웃에 대한 말없는 배려가 지금까지 내 마음속에 따뜻함으로 남아 있다.

 

그동안 우리는 산업화와 과학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족과 친구들과의 대화를 잃어버렸고, 다정한 이웃을 잃어버렸으며,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여유 있게 해줄 수 있는 독서하고 사색 할 수 있는 시간을 TV와 컴퓨터에 빼앗겨 버렸다. 그러나 이제 우리도 앞만 보면서 사는 이기적이고 기계적인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족과 사회가 진정 행복하고 아름다 울 수 있는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작은 관심과 배려이다. 우리가 우리 가족과 이웃들을 사랑 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는 한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는 못해도 우리는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정이 행복하고 또한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우리 사회는 정말로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최중근(남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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