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방희(수필가)
5월에 다녀온 땅굴견학 보안교육은 꼭 아버지께서 가셨더라면 더욱더 의미가 큰 여행이 되었을 것 같은 생각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산야는 온통 예쁜 꽃들이 만발하여 향기를 흩날렸으나 제 가슴은 온통 노래를 잃은 카나리아였습니다.
제3땅굴과 제2땅굴 그리고 도라산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월정리역 등의 코스는 지방경찰청에서 안내하는 안보교육이었어요.
아버지의 고향이 이북 진남포이기에 저는 어릴 때부터 안보교육을 그누구 못지않게 잘 받았다고 자부합니다. 어린꼬마가 조국의 소중함을 익히 알고 있다며 어른들이 자주 칭찬도 해주셨습니다. 통일웅변대회때마다 아버지의 아픔을 처절하게 토해내서 상장도 많이 받았고요.
아버지! 통일이 되면 엄마랑 함께 꼭 고향에 가서 할머니와 남은 식구들 다 만나고 금강산도 구경하신다고 벼르셨는데 엄마는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셨습니다.
아버지, 유월은 아버지의 생신이 들어 있는 달이어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분단의 아픔이 뼈저리게 느껴졌습니다.
아버지, 저희가 부를 때마다 아직은 한 분 아버지라도 대답을 해주시기에 참 행복합니다. 저희 3남 3녀가 건강한 아버지를 모시고 아버지의 고향에 가서 할머니를 뵈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랑하는 아버지! 삼가 생신을 축하드릴게요.
/조방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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