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이 보게나.
우리가 헤어진지 어언 30년이구먼.
지금도 석양빛 붉게 물들면 잠시 그때 자네 생각이 떠오르네.
집안 식구들 몰래 딸기 밭에서 바구니에다 가득 따서 병준이랑 나눠 주었지.
병준이를 따돌려 놓고 나에게 한바구니 더 주었었지.
집에 와서 맛있게 잘 먹었다네.
지금도 자네 생각 많이 하면서 조용히 생각하고 있지.
금년에 수박 농사를 좀 지었는데 아낙들의 물동이만하게 아주 잘 열렸어.
친구 오는 날 맛있게 먹으려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네.
언제쯤 오련가.
그런데 병준이가 짝사랑하던 선정이가 우리집 옆집에서 살고 있다네.
지금도 장난기는 여전하겠지.
기억 속에서 완이랑 생각나네.
아무쪼록 건강하소.
병준이한테 선정이 생각 못 잊는가 귀엣말로 조용히 물어봐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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