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근(수필가)
오늘 종이꽃을 보면서 너를 생각했어. 생일날에 네가 곱게 접어준 장미꽃이었어.
몰래 몰래, 그리고 한 송이 한 송이씩 접는데도 나는 몰랐었지. 마흔 일곱 송이를 접느라 꽤 힘들었나봐. 꽃다발로 만들어 건네주며 “엄마 나이가 왜 이렇게 많아?”라고 말했지. 장미꽃 속에서 너의 고운 마음이 담겨있었어. 그 후로 몇 년이 흘러가면서 장밋빛이 바래고 종이장미에는 먼지가 쌓여갔어. 청소를 할 때면 이제 그만 버려야지 하면서도 쉬 버려지지가 않았어. 이따금 그때의 꽃송이를 세어보면서 새삼스럽게 행복함을 느꼈어.
오늘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너를 생각했어. 세계의 지붕이라고 하는 티베트에서 하늘을 올려다볼 너를 그려보았어. 하늘과 맞닿는 듯한 신선한 감동과 선한 눈동자의 티베트사람들 이야기 잘 듣고 있어. 수만 리 전언에서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가 밝고 맑으면 내 마음이 기뻤어. 너의 목소리가 지쳐서 힘이 없으면 내 가슴은 철렁해졌어.
며칠 후면 너의 생일인데 몇 해째 타국에서 맞게 되니 가슴이 짠해졌어.. 유년시절에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항상 내 품에 안겨 엄마냄새를 즐기던 너였어. 이제 성숙한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의 영혼을 사랑하다니 생각할수록 흐뭇했어. 가족의 그리움을 전해 주고 싶어 맑은 하늘과 바람결에 사랑하는 마음을 실어 보낸다.
/장효근(수필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