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원익(군산교육장)
깊어가는 가을, 추수를 끝낸 빈 들판과 철새들을 그림자처럼 남겨두고 찬 바람이 귓불을 때리는 추운 겨울이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차가운 하늘 아래 따스한 온기를 그리워하며 어디선가 외롭고 소외된 이웃들의 깊은 탄식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우리 관내 꿈 많은 한 여학생이 평소 앓고 있던 백혈병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그림을 잘 그렸던 예쁘고 착한 여학생이었으며 어른이 되면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던 꿈 많은 아름다운 소녀가 하늘나라로 떠나던 날, 우리 군산교육 가족들 모두는 눈물로 그 소녀와 작별을 했습니다.
이러한 슬픔과 아픔이 군산에서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가슴 조이는 우리 군산교육청과 군산시 보건담당 선생님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 11월8일에 열리는 사랑의 바자회가 올해로 두 돌을 맞습니다. 군산관내 학교에서 난치병을 앓고 있는 30여명의 사랑하는 제자들을 돕기 위해 보건담당 선생님들과 우리 군산관내 교직원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사랑 나눔 행사에 군산 시민들과 도내 교육가족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 바자회의 수익금 전액은 꺼져가는 소중한 제자들의 생명을 살리는데 쓰이게 될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 군산교육청에서는 난치병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돕고자 관내 보건담당 선생님들과 1대1 결연을 맺어 제자들의 투병 생활을 돕고 있습니다. 또 지난 9월에는 군산의료원, 동군산병원, 군산차병원과 의료지원 협약을 맺어 난치병 학생들에게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희망의 다리를 놓아 주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난치병 학생들을 사랑의 손으로 진료해 주시는 3개 병원 원장님과, 의사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러한 열기가 우리 군산지역 학부모님들과 시민들에게 전달돼 난치병 학생 치료에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번 바자회 장소를 무료로 대여해 주신 분, 난치병 학생을 위해 써달라고 여름 내내 땀 흘려 폐품을 모아 판돈을 쾌척 하신 분, 쌀 두가마를 기증하신 분, 치료비를 직접 들고 찾아오신 언론인 등 많은 분들의 뜨거운 사랑이 물결 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따뜻한 마음과 따뜻한 사랑이 우리 군산을 살기 좋은 곳으로, 튼튼한 사회로 만들 것 입니다.
‘살기 좋은 군산, 잘 사는 군산, 희망이 있는 군산’은 많은 기업 유치도 중요하고 인구를 늘리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훈훈한 인정이 넘치는 군산을 만들 때, 군산의 브랜드 가치는 높아질 것이고 도시의 경쟁력도 생겨날 것 입니다. 타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군산에 와서 살고 싶은 마음도 생길 것입니다. 이 가치는 천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지역의 중요한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난치병 학생 돕기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도 끝내 계속해야 할 운동입니다. 우리 사회에 꿈과 희망을 심고 키우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학생, 아픈 자식을 보면서 가슴앓이를 해야만 하는 학부모, 사랑을 전한 모든 시민들은 이 운동을 통해 기쁨과 행복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할 수 있는 이 자리에 다시한번 시민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문원익(군산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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