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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높으신 분들 오니 밖에다 주차해라

도교육청 국정감사일인 14일 오전, 도교육청 정문에서는 차량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직원들은 이미 출근한 상태고 결과적으로는 취재진과 국정감사를 지켜보려는 시민단체 관계자, 주민들의 통행을 막은 꼴이다. "밖에다 주차해라"며 직원이 막아서는 바람에 일부 기자들은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허겁지겁 국감장으로 달려야만 했다.

 

알고보니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본건물 주차장에는 달랑 버스 2대가 들어와 있었다. 군데 군데 빈 자리가 많았다.'높은 분들'을 모시는 '버스가 불편할까'봐 과잉보호를 한 것이다.

 

국정감사가 무엇인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행정의 잘 잘못을 살피고 따지는 1년에 한번 밖에 없는 소중한 자리다. 따라서 국정감사의 내용은 온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널리 알려야 한다. 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기자들이다. 그런데 이런 날 취재진의 차량을 막는다는 것은 국민의 대표가 하는 일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런 날이라면 직원들이 다소의 불편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인근의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어야 했다. 아니면 차량을 통제할 것이라는 내용을 사전에 기자들에게 통지했어야 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못들어 간다'고만 하면 어쩌란 말인가.

 

국감은 국회의원과 피감기관인 공공기관 단 둘이서 뚝딱 해치우는 것이 아니다. 둘 사이에서 오간 얘기를 국민이 알고 이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비로소 완전한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감기관은 잘한 모습 또는 못한 모습을 국민이 여과없이 볼 수 있게 하는 홍보마인드를 갖춰야 할 것이다. 며칠 전부터 국감을 준비한다고 부산을 떨었던 것이 고작 이정도 인가. 교육감은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했는데 도교육청의 마인드는 아직도 관료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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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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