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5:47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법원·검찰
일반기사

원한 품은 약사의 종말…징역 15년 선고

같은 동네서 20년 알고 지내던 전직의사에 공기총 발사

같은 동네에서 20년동안 알고 지내던 전직 의사를 원한 끝에 공기총으로 살해한 60대 약사에게 징역 15년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조용현)는 23일 공기총 살인범 나모씨(64·전주시 완산구)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 유족들을 위로하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고인과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언행을 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나씨는 지난 6월19일 오후 3시 25분께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산업은행 전주지점 건물 1층 현관에서 최근 몇년사이 법적 다툼을 벌이는 등 원한 관계에 있던 강모씨(70)를 향해 공기총 실탄 4발을 발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고인 나씨와 피해자 강씨는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에서 약사와 의사로 일하며 20년 전부터 서로 잘 알고 지내던 사이.

 

재판부는 "지난 2004년 5월께 유모씨가 강씨 소유 가건물 점포를 임차한 후 이 점포에 또 다른 약국이 개설될 움직임이 있자, 나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약국의 영업피해를 막기 위해 그해 7월께 유씨로부터 해당 점포를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전대받았다"며 "그러나 유씨가 부도를 내고 잠적,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나씨는 피해자 강씨가 유씨를 앞세워 자신에게 피해를 가했다는 등 근거없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그러던 중 2005년 4월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발생한 상해사건으로 법적 다툼을 벌였고, 두사람 모두 무죄 또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그리고 피고인은 계속해서 피해자를 고소했지만, 법원으로부터 잇따라 패소 및 항소기각 등 결정이 내려지자 피해자에 대해 더욱 악감정을 품어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년간 피해자와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피해의식과 원한감정의 정도가 극심했고, 평소 마음속으로 피해자를 '죽여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여온 점, 고령인 피고인이 느닷없이 공기총을 구입한 점, 피해자를 목격한 후 집에 가서 공기총을 가져와 피해자를 살해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우발적 살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재호 jhkim@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