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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모르는 문화이야기] (39)B급 영화? B급 문화?

영화 '질'보다 투입된 '돈'에 따라 등급 나워

종종 비평에서 저예산 영화나 질적으로 떨어지는 영화를 경멸적으로 기술할 때 'B급 영화'란 용어를 쓸 때가 있다. 과거 'B급 영화'는 'B급'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쓸 수 있을 만큼 질적으로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B급'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B급 영화'와 'B급 문화'는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B급 영화'는 1930년대 공항기를 맞은 미국 영화산업이 찾아낸 영화마케팅의 한 방법이었다. 당시 티켓 한 장 값으로 두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동시상영을 통해 관객을 동원하는 방식이 유행했는데, 이 두 편 중 질적으로 우수한 영화를 A급,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영화를 B급이라고 했다.

 

초창기 'B급 영화'는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산물로, '무명배우들의 시험무대용' 또는 '대작의 공백을 메워줄 부차적인 제작물'이었다. 영화 제작자들이 가지고 있던 극장에서는 지명도가 낮은 감독들과 스타들이 동원돼 낮은 예산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50년대에 접어들면서 메이저 스튜디오 시대가 막을 내리고 대법원이 영화 제작자의 극장 소유를 불법으로 정하면서 메이저사들은 'A급 영화'의 제작에만 관심을 쏟았다. 자연스럽게 'B급 영화' 제작은 메이저사에 끼지 못하는 영세한 제작자들에게 넘어갔다.

 

물론, 'A급 영화'에는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들이 등장했으며 지명도 높은 스탭과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했다. 관객들의 취향까지 고려해 만든 흥행을 위한 영화들로, 'B급 영화'에 비해 나름 신중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많은 영화 비평가들과 역사가들이 'B급 영화' 범주에 속하는 작품과 감독들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B급 영화'가 영화사 속에서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수용했기 때문에 'A급 영화'와 나란히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 결과 최근에는 작품의 질적 수준 보다는 적은 예산의 영화라는 의미에서 'B급 영화'란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관객들에게 외면 당한 작은 영화나 처음부터 흥행을 고려하지 않고 만든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등 비주류영화를 통틀어 말하기도 한다.

 

'B급 문화'란 용어도 'B급 영화'에서 유래됐다. 'B급 문화'는 'A급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다. 인간의 욕구와 감정들을 여과 없이 솔직하게 담아내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움에서 차별성을 찾는 A급과 달리 촌스럽고 유치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분명한 것은 'B급 문화'는 주류와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과거에는 천대받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A급 문화'에 대한 염증과 주류에 대한 반발심리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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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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