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밑거름 좋은 소설 쓰고 싶어요"
"60년간 해야 할 공부를 대학 4년 동안 다 한 것 같아요. 대학에서 배운 소중한 가르침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좋은 소설을 써가는 것이 꿈입니다."
05학번으로 우석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한 백혜숙씨(63)가 오는 20일 우석대 졸업식에서 최고령자로 학사모를 쓴다. 지난 2002년 도립여성중고등학교에 입학, 만학도의 길을 걸은 지 9년 만에 꿈에 그리던 학사가 되는 것이다.
20년 전 전주시청에서 근무하던 남편 함재문 씨와 사별한 뒤, 홀로 5남매를 키우는 동안 백씨는 토요병, 일요병에 시달렸다고 한다. 남편과 금술이 좋았던 만큼 외로움은 더 컸고 친구들도 주말이면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 외톨이가 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토요병 등은 뒤늦은 배움을 시작하면서 사라졌다. 2005년 대학 입학식 때에는 대학생이 됐다는 기쁨에 감격의 눈물도 흘렸다. 그러나 그 뒤로는 한 번도 학교에서 울지 않았다고 한다. 괜히 교내에서 눈물 흘리면 학교발전에 해가 될까봐 울고 싶어도 절대 학교에서는 울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교에 대한 애정이 컸기 때문에 교정의 휴지도 줍고, 필요없이 켜진 형광등은 찾아서 꺼갔다. 그러다가 청소하는 아주머니와는 형님동생이 되는 등 친분도 많이 쌓았다.
손자, 손녀같은 대학생들은 '대모님', '이모님'이라고 불렀다. 같은 과 뿐 아니라 교양과목에서 만난 다른 과 학생들 역시 백씨를 따랐다.
학교생활이 즐거웠기 때문에 학점도 우수했다. 대부분 과목이 90점이 넘었다. 모범이 돼야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고 잘 안 되는 부분은 밤을 새워서라도 해 냈다. 백씨는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홀로노인들 목욕봉사를 할 때, 할머니들이 복 받으라고 기도해주는 모습을 보며 가슴 깊은 보람을 느꼈다는 백씨는 졸업 뒤에도 봉사활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졸업을 앞둔 지금 백씨는 지난 대학생활이 영화처럼 한컷한컷 흘러간다. 오페라 강좌를 들을 때 300명 수강생 앞에서 푸치니의 노래를 목청 높여 부르던 기억, 정말 열심히 해 90점은 족히 넘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성적이 이에 못미처 서운했던 기억, 유명한 시인을 만나 강의를 듣고, 잘 몰랐던 세계사를 알아가던 기쁨 등.
"집보다 학교가 더 좋았어요. 놀아도 학교에서 놀고 싶었고 영화에도 출연하고 최근에는 목포문화원에서 저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도 찍었어요."
꿈만 같던 대학생활이 마감된 지금, 백씨는 자신의 인생 얘기를 담은 소설, 방학 중 소록도 등을 찾아가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등을 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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