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파무용단 소외계층 위한 공연 'Yes, We Can. 우리 몸이 웃다Ⅰ'
"우리 할멈 못 보었수까?"
"(일제히 합창하며) 못 봤지~."
조강지처를 버리고 첩인 덜머리집에 눈이 먼 영감이 미얄할멈을 때리는 시늉을 하며"이 구린내 나는 것, 죽어라!"하자 객석은 웅성거리기 시작. 이어 "왜 그랴 ? 에이, 나쁜놈!"하고 질책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25일 오후 11시 40분 인보노인복지센터 강당. 공연은 막바지를 치닫고 있었으나, 그 시간에도 어르신들은 꾸역꾸역 밀려 들어왔다. 객석은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꽉 찬 상태.
"거기 앉으면 내가 안 보이잖여.""자리가 없당께."
더 잘 보이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어르신들의 다툼마저도 흥에 겹다. 사단법인 금파춤보존회 금파무용단(대표 김무철)이 마련한 첫 공연 'Yes, We Can. 우리 몸이 웃다Ⅰ'현장이다.
춤은 어르신들에게 희망의 비상구다. 대다수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기에 직접 공연장에 간다는 것은 무리가 많을 수밖에. 그렇다고 흘러간 청춘만 탓할 수야 없지 않은가. 물 만난 고기처럼 즐기는 이들의 얼굴에선 젊은 시절을 되찾은듯 했다.
"다른 곳에선 못 보는 걸 보여주니까 좋지. 디스크를 2번이나 수술해갖고, 어딜 나다니며 구경을 못해. 나처럼 허리가 굽지도 않고, 꼿꼿한 얘덜이 춤 추는 거 보니까 신나지. 나도 40~50대는 잘 놀았는디…."(황일남씨)
금파춤보존회 금파무용단(대표 김무철)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춤이 생활 속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사업이다. 3월부터 8월까지 추진되는 이번 사업의 큰 골자는'춤으로 새로운 희망 나누기''춤인재 발굴사업'.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은 어르신들과 청소년 계층을 외면해왔던 현실에 착안,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춤교실을 마련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고, 춤에 소질이 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춤꾼들을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내년엔 이주민 여성들을 춤을 통해 만나는 다문화 프로그램, 노·장년층을 위한'실버멀티댄스보급사업'등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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