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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타트, 전북스타트] '지구촌 더위' 토종 농산물이 위협받다

장수사과 재배지 '해발 800m 고랭지'로 옮겨져…제주 감귤·한라봉 등도 북상

장수군 장수읍에서 자동차로 7∼8분이면 다다르는 덕산계곡. 용담댐 수몰민의 집단 이주지로 유명해진 이 마을이 또 한차례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해발 800m 이상의 고랭지이어서 농작물재배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사과재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 지구 천정까지 올라간 장수사과

 

덕산계곡은 해발 700∼800m에 자리하고 있다. 장수군 일대가 해발 200∼800m에 자리한 것을 감안,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것. 실제로 장수군 7개 읍·면 중 번암, 산서지역은 해발 200-300m에 자리하고 있다. 나머지 장수, 천천, 계남, 장계 등은 사과생산의 최적지형인 해발 400∼700m의 고랭지에 위치해 있다. "이 중에서도 장수읍에 속한 덕산계곡은 사과재배의 마지노선인 해발 800m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장수군 관계자의 설명. 현재 장수군의 사과 재배면적은 850∼950ha 정도. 이중 저지대인 번암과 산서지역의 재배면적은 10%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장수군에서 사과농사가 시작된 1990년대 중반께 심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던 것이 몇 해 사이에 장수군 최고 고랭지인 덕산계곡과 대성고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재배면적 또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덕산계곡에는 현재 한 농가가 부지 1만㎡에서 820여주를 심어놓은 게 전부지만, 대성고원에는 30∼40농가가 40∼50ha에서 사과농사를 하고 있다. "덕산계곡이나 대성고원지에서 사과재배가 시작됐다는 것은 사과재배지가 고랭지로 급속히 옮겨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덕산계곡 농장주인 이인복씨의 설명이다.

 

▲ 갈수록 더워지는 지구온도 때문

 

덕산계곡 일대에서는 현재 다른 농작물을 거의 볼 수 없다. 한 여름에도 이불을 덮고 자야하는 추운 기온 때문에 농작물의 동해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불과 3∼4년 전 만해도 덕산계곡에서의 사과재배는 꿈도 꾸지 못했다"는 게 이곳 농민들의 설명이다. 이는 농작물과 기온의 함수관계를 설명해준다. 장수군 등 관계 기관들은 그동안 덕산계곡이나 대성고원 등 고랭지에서의 사과재배를 만류해왔다. 관련 학계에서 해발 600m 이상에서 사과 등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진단해왔다. 저지대보다 최소한 1∼2℃정도 낮은 기온 때문에 사과 등 농작물이 제대로 활착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덕산계곡에서 사과재배가 시작됐다는 것은 장수 일대 나아가 지구촌의 온난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장수군의 평균기온은 과실 성숙기인 9∼10월의 적정기온인 15℃와 비슷한 14.6℃다. 하지만 온난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올라가고 있고, 그로인해 적정기온은 고지대로 올라가야 맞추게 됐다. 사과재배를 위한 최적지를 찾다보니 고랭지까지 올라가게됐다는 것. 장수군 농업기술센터 이광재씨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기온 때문에 사과재배지가 올라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농작물 재배지도 북상한다

 

사과재배지가 북상하는 것은 장수사과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최근 기온상승으로 인해 대구에서 장수를 거쳐, 강원도 영월, 평창까지 사과재배지도가 전체적으로 북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 생태계의 변화추이는 또, 제주 특산물로 여겨졌던 감귤과 한라봉이 전남 나주와 경남 거제에서 재배되는 것으로도 연계된다. 우리지역인 김제에서도 한라봉이 재배되고 있다. 녹차도 전남 보성을 떠올리지만 강원도 고성에서도 재배되고 있으며, 익산의 농촌진흥청 시험포에서는 동남아시아처럼 벼 이기작 시험재배가 실시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직접 재배한 커피나무를 통해 커피를 마시게 될 날이 온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반도의 심각한 온난화 과속현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최근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96년(1912∼2008)간 1.7℃가 상승, 비슷한 기간(1912∼2005) 전 지구 평균기온이 0.74℃가량 상승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장수사과클러스터사업단 송남수단장은 "온난화를 뛰어넘어 한반도에 아열대기후가 자리잡으면서 사과 등 농작물재배지도가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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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식 9pres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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