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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추억으로 이끄는 목각 인형의 얼굴들

임택준 개인전 '똑딱나무…' 다음달 2일까지 전주교통아트센터

전시장 찾았을 땐 임택준씨는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작가는 "'집 한 채 짓고 나면 10년은 늙는다'는 실감했다"고 전했다. 술도 좋아하고 방랑벽도 많은 그가 지난 2년간 붙박이로 공사 현장 목수, 인부와 부대끼며 전주한옥마을에 작업실을 뚝딱뚝딱 만들었다. 나무를 만지는 동안 고독도, 가난도 잊는 것 같았다.

 

""집 한 채 만들고 나니까 잘려나간 나무토막들이 많았어요. 아까워서 일제히 모았죠. 사람도 만들고, 동물도 만들고. 재밌지 않아요?"

 

11월2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에서 열리고 있는 임택준 개인전'똑딱나무-스물다섯개의 서랍에선 꺼낸 몽상'. 도깨비 방망이로 '뚝딱'한 것 같은 목각 인형 35점이 전시됐다.

 

가는 줄로 매단 인형의 손과 발이 우쭐우쭐 춤을 춘다. 무표정하면서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천진한 표정. 변화무쌍한 작가의 표정과 닮은듯 보였다.

 

"손이 참 많이 갔어요. 단청과 안료를 버무려 덧칠하고, 또 몇 번 일일이 사포질하고. 나무의 질감이 주는 따뜻함을 살리고 싶었죠."

 

유일하게 입술을 덧댄 작품'블라블라'(blahblah)는 세상을 향해 중얼거리는 또다른 그다. 작가는 쉼없이 돌아가는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입까지 붙이면 너무 해설적일 것 같아 다른 작품에선 일부러 뺐다고 했다.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마치 벌을 서고 있는 듯한'똑딱인형'에선 어린 시절 좌충우돌하며 크고 작은 사고를 쳤다는 그의 모습이 떠올려져 실소가 터진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내게로 오라'는 근엄한 예수가 아니라 친근하고 편안한, 다소 장난기 어린 표정의 예수가 표현됐다.

 

"요즘도 어떻게 하면 나무를 잘 갖고 놀까 고민한다"는 그는 내년엔 목각들을 모두 모아 '아트 마켓'을 열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방랑벽은 이제 전주한옥마을에서 목각와 함께 갈무리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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