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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 VS '웨딩드레스'

무섭거나 혹은 슬프거나

이번 주 연인과 극장 나들이 계획이 있다면 이 두 영화는 무리수가 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너무 무서워서, '웨딩 드레스'는 너무 슬퍼서 서로에게 예쁜 모습만 보여주기는 힘들 듯.

 

8살 때부터 자신의 주위를 맴돌던 정체불명의 존재를 느껴왔던 케이티가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desk@jjan.kr)

▲ 파라노말 액티비티 (공포, 미스터리/ 85분/ 12세 관람가)

 

연인과 함께 보는 공포영화는 친밀도를 올려준다고 한다. 그래서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보겠다고 결정한 남자가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보길 권하고 싶다. 무섭다며 여자 친구를 놓고 극장을 뛰쳐나오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케이티(케이티 피더스턴)는 선생님이 되기를 꿈꾸는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8살 때부터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정체불명의 존재를 느껴왔다. 남자친구 미카(미카 슬롯)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어느 날, 예전의 그 알 수 없는 존재가 다시금 자신을 찾아온 것을 느낀다. 미카는 카메라를 구입해 그들의 24시간을 카메라로 기록한다. 그들이 잠든 사이 문이 움직이거나 침실에 발자국이 찍히는 등 기이한 현상들이 녹화되고, 케이티가 부른 퇴마사는 집안의 기운이 너무 강하다면 들어오는 것조차 꺼려한다.

 

딸 소라를 위한 이별선물로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서고운(송윤아 분)의 모습. (desk@jjan.kr)

 

영화의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이상한 존재와 셀프 촬영 이라는 두 가지 얘기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한 것. 하지만 이 간단한 조합에도 상영시간 동안의 긴장감은 어느 공포영화보다도 뒤지지 않는다. 자신이 겁먹고 있는 알 수 없는 상대를 바로바로 확인하게 되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공포와 관객들의 공포는 같이 커 가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쇼를 보는듯한 즉각 적인 진행방법으로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높이면서 관객들의 감정을 쥐락펴락 하는 것. 인간의 말초신경을 잔인하게 자극하면서도 빠른 전개와 깔끔한 엔딩이 더해져 '깨끗한 공포영화'라는 별칭을 만들어 주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너무 크기 때문일까? 감독의 영리한 진행방법을 생각한다면 제대로 된 한방은 부족한 게 아닌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참고로 어둠의 경로를 통해 이 영화를 접했다면 극장에 가서 다시 가길 권한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것은 오리지널 버전으로 극장판과는 편집, 사운드는 물론 결말까지 다른 온전히 다른 영화로, 오리지널 버전은 극장판의 연습게임 정도다.

 

▲ 웨딩드레스 (드라마/ 109분/ 전체관람가)

 

슬픈 영화를 보고 나서 극장에 불이 켜지면 재미있는 관경을 목격할 수 있는데 바로 여성 관객들의 번진 화장이다. 아이라인이 번져 검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사람도, 너무 울어서 이미 화장은 사라지고 민낯을 드러낸 사람도 있다. 영화 '웨딩드레스'가 끝나고도 이 재미있는 상황을 목격하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고, 더 신기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남성 관객들의 통곡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고운(송윤아)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아홉 살 딸 소라(김향기)와 둘이 살고 있다.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났고, 가장 역할을 해야 하는 탓에 엄마 노릇을 해본지 오래.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고운은 소라에게 잘 해주기 시작한다. 부쩍 관심을 가져주고, 여행을 가자고도 한다. 전과 달라진 엄마와 함께 지내며 소라는 기뻐하지만 이상한 기운을 눈치 챈다. 엄마와 함께 지낼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고운은 위암 말기 환자다. 암세포는 뇌까지 전의 됐고 병원에서 조차 손쓸 도리가 없다. 이제 엄마 고운은 아이가 되고 소라는 어른이 된다. 엄마는 철없는 행동을 일삼고 아이는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것. 엄마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아이의 모습이 남성 관객을 그렇게 울게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소라역의 김향기의 연기는 어느 성인 연기자에게 뒤지지 않아 극의 몰입도를 최고로 이끌고, 영화 삽입곡 또한 스토리와 잘 어울려 흠잡을 곳 없었다. 영화 초반부 까지는 좀 지루하거나 '뻔한 눈물 감동 스토리'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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