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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어마어마하게 큰 황금똥꿈 꿨어요"

MBC TV '파스타'의 폭발적 인기 뒤에는 알고보니 '황금똥꿈'이 있었다.

 

"드라마 끝날 때까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꾹꾹 참느라 혼났어요. 드라마 시작하고 엄청나게 큰 황금색 똥꿈을 꿨는데 그 가운데에 11자가 새겨져 있었어요. 무슨 의미일까요?"

 

'파스타'의 여운을 만끽하고 있는 공효진(30)은 이렇게 말하며 극중 인물 서유경처럼 사랑스럽게 웃었다. 옆에 앉은 그의 매니저는 "CF가 11개 들어오는 꿈이 틀림없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3개월간 서유경과 최현욱(이선균 분)의 '연애질'에 브라운관은 살살 녹았다. 둘의 밀고 당기는 사랑싸움은 연일 화제를 모았고, 특히 서유경 역의 공효진이 보여준 애교 100단의 귀여운 연기는 공효진의 재평가하게 했다.

 

그간 까칠하고 다소 어두우며, 당당하고 대찬 역을 주로 해왔던 공효진은 '파스타'라는 작품 한편에 이미지가 180도 바뀌었다. '어디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배우가 떨어졌나'는 반응이다.

 

"제가 평소에는 애교가 없어요. 승범이한테도 애교를 못 떠는데, 선균이 오빠랑은 5살 차이가 나니까 편하더라고요. 어른처럼 느껴져 의지도 되고. 몸을 배배 꼬고, 코맹맹이 소리 내는 게 처음에는 낯 간지러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됐어요."

 

'파스타'의 서유경은 공효진과 제작진 모두에게 모험이었다. 제작진이 애초 설정한 서유경의 캐릭터는 공효진이 연기한 모습과 상당히 달랐다.

 

"'파스타'는 대본을 보니까 군더더기가 없이 담백했어요.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속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주방의 모습을 그리는 게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서유경에 대한 설명이 별로 없어서 좋았어요. 정해진 게 없어서 제가 요리를 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미쓰 홍당무' 이후 세상에 발을 붙이고 있는 평범하고 사랑스러운 역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제가 그동안 잡초처럼 모든 것을 이겨내고 남자의 도움도 필요없는 역을 주로 해 와서 좀 탈피하고 싶었거든요."

 

특히나 '미쓰 홍당무'는 그에게 첫 여우주연상(대한민국영화대상)을 안긴 작품이지만, 짝사랑하는 남자의 사랑을 얻기 위한 '징글징글한 몸부림'을 보여준 '못난이'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미쓰 홍당무'가 분명히 뒤끝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 후 평범한 역은 절대 안 들어오더라"며 웃었다.

 

그러다 만난 것이 '파스타'. 처음에 제작진은 서유경이 와일드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공효진이 사랑스럽고 연약한 역을 하고 싶다고 끊임없이 어필해 관철시켰다.

 

"솔직히 처음에 속상했어요. 감독님이 저한테 '언더(under)'의 느낌이 강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내가 진짜 그런가? 그 소리를 들으니까 더더욱 특이함을 털어내고 싶었어요. 사실 캐릭터에 대해 고민한 지는 오래됐거든요. 나이도 많지 않은데 너무 강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아닌가 싶었고 이제야 정말 본격적으로 멜로를 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모든 사람이 좋아해주는 대중성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감독님이 걱정하시길래 '보여드리겠다', '자신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서유경은 성실성과 참을성은 국가대표급이지만 마음이 한없이 약하고 배포도 작으며 남자에게 의지하고 싶어하는 인물이 됐다.

 

"대찬 연기는 제가 잘하는 것이라 하기 싫었어요. 일부러 그런 모습은 다 피했고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고 싶었어요. 서유경이 맹순이 같은데 은근히 남자관계에서는 여우짓도 잘해요. 대본이 워낙 좋았고, 감독님이 최현욱과 밀고당기는 연기를 롱테이크로 잡는 바람에 둘의 연애가 더 감칠맛 났던 것 같아요. 저게 NG인지, 진짜인지 모르는 장면들이 많았잖아요."

 

서유경과 최현욱의 '연애질'은 공효진과 이선균이 실제 사귀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들게 할 정도였다. 공효진의 연인 류승범이나 이선균의 와이프 전혜진은 괜찮을까.

 

"혜진이 언니가 '파스타'의 광팬이었어요. 둘이 너무 예쁘다고 말하던데요? 애교를 너무 떨어 승범이한테 좀 미안하긴 했지만 뭐 연기인데요.(웃음)"

 

멜로못지 않게 그는 서유경이 우리 시대 청춘을 대변하는 것 같아 좋았다고 한다.

 

"끝까지 배우려고 하고 열심히 사는 청춘의 모습을 대변한 것 같아요. 서유경은 그런 면에서 100% 현실적인 캐릭터고 그래서 더 좋아요. 결말도 마음에 들었어요. 끝내 유학을 갈 줄 알았는데 쿨하게 남았잖아요. '셰프한테 배우면 되잖아요'라고 하는데 멋지더라고요."

 

서유경은 사랑스럽고 씩씩했지만 연기하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데뷔한 지 10년이 넘어서니까 이제는 책임감이 생기네요. 작품 전체를 생각하고 현장 상황 전체를 챙기게 되니 항상 긴장하게 돼요. 이번 작품 찍으면서 긴장이 풀리지 않아 하루에 2시간 정도 잘 시간이 주어져도 잘 수가 없는 거예요. 이러면서 어른이 되는구나, 정말 더 잘해야겠구나 느꼈죠.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몰라요."

 

이제 원하던 변신에 성공했다. 그러면 다음 차례는?

 

"그러게요. 그게 또 고민이 되네요. 이번에는 내가 또 땅에 너무 발을 붙였구나 싶어 드라마 막판에 고민이 되더라고요.(웃음) 다행히 '파스타' 전에 결정한 영화가 있어 마음이 놓여요. 임순례 감독님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인데 좀 센 역이에요."

 

그는 "이제부터 줄줄이 다양한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쉬지 않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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