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성 규명작업 부족…체계적인 연구 필요"
전주의 역사성을 규명하는 작업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전주역사박물관 녹두관에서 열린 '제11회 전주학 학술대회'에서 홍성덕 전주대 교수는 "전주는 역사적 전통에도 불구하고 호남제일성으로서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있지 않으며, 전라감영과 전통도시 전주에 대한 연구 또한 부진하다"며 "단순히 한옥마을 등과 같이 물리적 공간 조성 단계를 벗어나 전통도시 전주의 역사성을 규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교수는 "과거 전주가 지녔던 위상과 영광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개관 8주년을 맞아 전주학추진위원회(위원장 함한희)와 공동으로 마련한 것. 태조어진 전주봉안 600주년을 기념, '조선왕조와 전주'를 주제로 조선시대 전주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했다.
특히 이동희 역사박물관장은 태조의 본향이 전주가 아니라는 설에 대한 진위를 밝히고 경기전비 건립 추진과정을 통해 전주사람들의 풍패의식을 분석한 '풍패지향 전주,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그 역사와 성격'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관장은 "조선초 풍패의 중심은 태조가 태어난 영흥과 그가 살았던 함흥 일원이었지만, 조선후기 시조가 중시되는 가문풍조가 확산되면서 전주는 태조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한계를 넘어 풍패로서 의미와 위상을 확고하게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관장은 "전주부민들 또한 지속적으로 경기전비 건립 요청을 하는 등 풍패지향으로서 전주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임미선 전북대 교수의 '조선의 예향, 전주'는 전주에 대한 음악학적 접근으로, 임교수는 "전주는 전통예술의 발생지보다는 전통예술을 일상에서 가까이 즐겼던 소비지향적 측면이 더 강했다"며 "우리 음악의 소중함과 그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고 평가했다.
'관민협치, 전주'를 주제로 발표한 이병규 동학기념재단 연구부장은 "1894년 동학혁명기 집강소는 민족적 위기 속에서 관과 민이 손을 잡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크다"며 "특히 관민협치의 집강소가 전주 지역에서 중심을 두고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술대회에 앞서 역사박물관 개관 8주년 기념식과 특별전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송하진 전주시장과 최찬욱 전주시의장, 이광재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전북지원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별전 '경기전, 조선의 가슴에 귀 기울이다'는 9월 12일까지 역사박물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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