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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장인들의 열정이 녹아 명품으로 빚어지다

전북도립미술관 '전통의 손이 빚은 공예의 숨결' 展…무형문화재 작품 140점 선보여

(위부터)도원스님作 '쾌불탱화'. 박찬수作 '부처가 입을 열다'. 박종군作 '금은장국화문갖은을자도' (desk@jjan.kr)

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 장도장의 맥을 이어온 박용기씨와 그의 외아들 박종군(장도장 전수교육조교)씨는 장도(粧刀 만들기를 대물림하고 있다. 장도는 칼집에 정교한 장식을 넣은 주머니칼. 칼날을 섭씨 800도에 달궜다가 식히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꼼꼼함과 섬세함, 끈기가 요구된다. 이들 부자는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를 이룬 칼날의 장도를 내놓았다. 칼이라기 보다는 보석에 가까웠다.

 

수천 년 불교 역사에서 부처가 입을 연 적은 없다. 목조각장인 박찬수씨가 선보인 '부처가 입을 열다'는 입을 다물고 자비로운 미소만 띄고 있던 불상이 입을 열어 말하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그는 1990년 자신의 호를 딴 목아박물관을 경기도 여주에 세웠으며, 1996년 최초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으로 지정됐다. 50여 년간 목조각 외길을 달려온 그의 손끝에선 사람을 닮은 각양각색 나무의 심성이 표현됐다.

 

전북무형문화재 탱화장인 도원 스님은 '김제 하소백련 축제'를 만들어 더욱 유명해졌다. 도원 스님은 작은 붓끝에 정성을 담아야 하는 탱화는 수행의 한 방법이라며 무서워 보여도 자세히 자주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붓놀림이 달라지는 것. 도원 스님은 그간 쉴새없이 그려온 탱화들을 내놓았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전통의 손이 빚은 공예의 숨결'전 개막식에 참석한 관계 인사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있다. (desk@jjan.kr)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열고 있는 '전통의 손이 빚은 공예의 숨결'전은 명인들의 손끝에서 빚어진 명품(名品)들이 전시되고 있다.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6명, 전수교육조교 1명, 전북무형문화재 14명 등 장인들의 작품 140여 점이 선보이는 자리로 공공미술관으로서는 이례적인 전시다.

 

전시엔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는 장도장 박용기, 소목장 설석철, 목조각장 박찬수, 나전장 이형만, 한지장 홍춘수, 석장 이재순 선생씨가 함께 했다. 장도장 전수교육조교인 박종군, 전북무형문화재 악기장(가야금) 고수환, 악기장(거문고) 최동식, 소목장(가구) 조석진, 소목장(전통창호) 김재중, 선자장(합죽선) 김동식·이기동, 선자장(태극선) 조충익, 선자장(단선) 방화선, 옻칠장 이의식, 침선장 최온순, 한지발장 유배근, 사기장 이은규, 탱화장 유삼영, 석장 김옥수씨도 전통 공예의 자부심을 담은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흥재 관장은 "조선 후기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북은 조선 공예의 중심지로 널리 알려졌고, 최근엔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전공이 기공 돼 우리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조명할 계기가 필요했다"며 "전통공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8월 2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주말엔 가족 관람객들을 위한 부채 만들기 체험과 애니메이션 영화 상영이 무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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