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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침탈 상징 동상 서울시 무관심 속 훼손

을사늑약 체결에 앞장선 일제 강점기의 주한공사 하야시 곤스케(林權助·1860~1939)의 업적을 기려 세운 동상 일부가 당국의 관리 소홀로 훼손된 것으로 확인돼 역사의식이 모자란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3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옛 조선통감관저 터에 방치됐던 하야시 동상 좌대 판석의 글자 '남작하야시곤스케군상(男爵林權助君像)' 중 '조(助)'자의 좌변과 '군(君)' 자의 '입 구(口)' 부분이 깨졌다.

 

훼손 사실을 처음 발견한 이순우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은 "지난달 30일 통감관저 터에 갔다가 일부 글자가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며 "좌대 옆에 놓여 있던 돌로 글자가 새겨진 부분을 누군가 내리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야시 곤스케는 1899년부터 7년간 주한공사를 지냈으며 한일의정서, 을사늑약, 한일협약 체결 등에 깊숙이 관여한 조선침략의 원흉이다. 문제의 동상은 1936년 그의 업적을 기념해 통감관저 앞뜰에 세워졌다.

 

그러나 이 동상은 그동안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잊혔다가 2006년 존재 사실이 다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서울 중구 예장동 2-1번지의 잔디밭에서 하야시 동상 좌대의 판석 3점이 발견돼 이 일대가 '한국 병합에 관한 조약'이 체결·공포된 조선통감관저 자리였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 판석이 갖는 역사적 중요성을 고려해 보존대책을 수립하라는 역사단체 등의 요구에도 학계 고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가 오늘날 훼손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민족문제연구소측은 비난했다.

 

이순우 소장은 "수치스러운 역사를 통해서도 보고 배울 점이 있는 법이다. 부끄러운 역사의 흔적이라고 감추고 지우려고만 하지 말고 최소한의 보존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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