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가는 길(박요한 군산 용문초2)
"엄마, 멀미가 나"
"그러니까 엄마가 차 안에서는 게임하지 말고 바깥을 바라보라고 했잖아"
엄마 말씀에 고개를 들어 차창 밖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와! 하고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분명히 지난 추석 때 까지만 해도 푸르던 논이 정말 노랗게 흔들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무도 약간 울긋불긋한 것이 단풍이 든 가로수도 보였다.
차에서 내려 산소로 올라가는 길 옆에 있는 논에서는 노란 벼들 사이로 허수아비도 서 있었다.
" 요한아, 저 허수아비 좀 보렴."
엄마 말씀에 바라본 곳에는 티브이에서 본 것처럼 베트남 옷을 입은 허수아비가 서 있었다. 내가 신기해하자 엄마는 이 동네에 다른 나라에서 온 신부들이 많은 것 같다고 알려 주셨다. 논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나 옆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정말 나와는 조금 다른 얼굴색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답게 손을 흔들어 주시는 것을 보니 훨씬 친근하게 느껴졌다.
산소까지 올라가는 오르막길 옆에는 밤송이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발로 까보기도 하고 두 손 가득 주워 들고 가니 힘들지도 않았다. 바람이 불 때 좋은 향기가 나서보니 하얀 꽃이 이불처럼 넓게 펼쳐 있었다. 엄마가 구절초란 꽃이라고 알려 주어서 향기를 맡아 보니 아까 멀미해서 아프던 머리가 개운해 지는 것 같았다. 한 송이 살짝 꺾어 손에 들고 나니 밤톨과 꽃이 내손가득 가을을 전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번 산소에 올 때는 또 어떤 느낄 일까 생각만해도 설레인다.
▲ 유종숙 교사
2학년 학생이 쓴 글로는 비교적 짜임새가 좋은 편이다. 저학년 수준의 글 솜씨로는 대견하나 요한이가 생각하고 느낀 점을 요한이의 눈으로 서툴지라도 진솔하게 쓰는 것이 바람직한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집단 따돌림을 예방하자(양지현 군산 진포초6)
요즘 뉴스나 신문을 보면 자주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의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집단 따돌림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자신과 의견이 맞지 않다고 친구들과 놀지 않았던 그 작은 문제가 점점 커져 한 아이를 자살까지 이르게 한 집단따돌림에 대해 알아보자. 집단따돌림의 원인은 알고 보면 큰 문제가 아닌 사소한 문제로부터 생겨난다.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아서, 그저 촌스럽고 유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 나와 다르게 생겼다는 점, 성격이 나와 맞지 않다는 것 등, 나와 다르다는 것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 아이를 집단 따돌림 시키고, 그 아이가 자신을 하찮은 사람이나 쓸모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집단따돌림의 가장 큰 문제점 일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집단따돌림의 해결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피해자의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그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 아이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상처를 잘 극복한 어린이가 어른이 된다면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둘째, 가해자인 아이들에게는 상담과 지도가 필요할 것이다. 분명 가해자는 따돌림을 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원인을 찾아보고 가해자 학생의 잘못된 판단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셋째, 가해자와 피해자를 사이좋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집단따돌림의 예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집단따돌림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문제가 일어나 해결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인정한다면 따돌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집단따돌림 때문에 우리학교는 물론이고 신문과 뉴스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다.
▲ 정영윤 교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소식을 서론으로 하여 문제 제기, 집단 따돌림의 원인과 해결방안으로 자신의 생각을 쓴 글이다. 서론과 본론에 비해 급하게 결론을 내리긴 했으나 형식을 잘 갖춘 글이다.
『종이밥』을 읽고(나지수 군산 지곡초5)
주인공 송이가 밥 대신 먹는 종이를 뜻한다. 송이가 종이를 먹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배가 고파서이다. 이 책의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 나는 종이밥을 먹는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송이네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 오빠 이렇게 네 식구이다. 송이네는 판자촌에 살고 있는데 매우 가난하다. 할아버지는 천식이라는 병에 걸려 몸이 많이 편찮으시다. 송이는 빨간 푸우 가방을 무척 갖고 싶어 한다. 친구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며 가방을 갖고 싶어 했다. 송이에게 이 가방을 사 주기 위해 할아버지는 편찮으신 몸을 이끌고 장사까지 나가신다. 할아버지의 사랑이 내 마음을 찡 하게 만들었다. 손녀의 마음을 헤아리고 천식까지 앓으시면서 장사를 나가시다니 말이다.
송이네 집의 형편은 나아지질 않는다. 그래서 결국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송이를 한 절에 맡기기로 결정하신다. 송이의 오빠는 마음이 터질 것만 같다. 나도 송이가 불쌍해 눈물을 엄청 흘렸다. 나이도 어린 송이가 낯선 곳에 맡겨졌을 때 얼마나 두려웠을까. 송이의 오빠는 송이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애를 태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절에 맡겨져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았던 송이가 다시 할머니와 함께 집에 오게 된다. 나는 읽다가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책은 나에게 참 고마운 책이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송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내 곁에서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가족들에게 더없이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가족들의 사랑에 감사할 줄 알고 지금 나를 있게 한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가족들이 어려운 형편 때문에 흩어져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도 생겼다. 앞으로 나는 송이처럼 가난한 사람이 우리 주변에 많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 헤아리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작은 힘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열심히 하고 봉사활동도 열심히 할 것이다. 세상의 절반이 굶주린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밥을 먹고 살 수 있다고 밥을 함부로 남기고 버리고 하는 일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 깨달았다. 송이가 내가 사는 모습을 지켜 볼 것 같다. 송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김유림 교사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우리는 이런 사람을 만들기 위해 교육하고 있단다. 책 한 권이 지수에게 훌륭한 선생님 역할을 했구나. 어려운 이웃을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아는 힘을 갖게 된 지수가 대견하다. 사는 일, 음식을 적당히 먹고 남기거나 버리지 않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