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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석패율 제도와 전북

이재성(한나라당 대표실 국장)

지금 여의도 정가에서는 석패율 제도 도입에 대해 찬성하는 말들이 점점 많아지고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석패율 도입을 천명했고, 지난 20일 청와대 만찬에서 전북출신인 한나라당 정운천 최고위원이 대통령에게 석패율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민주당 개혁특위 위원장인 천정배 최고위원은 "석패율 제도 도입을 당론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여야 모두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석패율 제도란 한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출마자들 중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이다. 어느 국회의원 후보자가 지역구에서 낙선되더라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길을 터주자는 제도이다. 지금 열리고 있는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될 것이고, 여기에서 석패율 제도 도입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석패율 제도는 호남과 영남에서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을 당선시키자는 것이다. 또 정치적으로 보면 석패율 제도를 통해 지역정서의 벽을 넘어보자는 시도이다. 석패율 제도가 도입되면 특정 정당의 지역독식 구도가 일정 정도 깨지거나 완화되는 성과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석패율 제도로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은 반드시 지역구 후보로 출마해야 한다. 비록 지역구에서 낙선했더라도 유권자에게 1차 심판을 받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더욱 더 민심을 떠받들고 지역발전에 헌신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번 출마해 본 사람이 누구보다 지역실정을 더 잘 알고,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자신의 공약이행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석패율 제도가 가진 현실적 특징은 이 곳 전북에서도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을 한 두명 더 배출하는 것이다. 그것도 무늬만 전북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했던 사람 중에서 말이다. 또 당연히 영남에서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배출된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출마해도 현재와 같은 지역구도 속에서는 전북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탄생할 수 없고, 영남에서 민주당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더욱 강조하면 석패율 제도는 전라북도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이득이다. 전북 실정을 잘 아는 국회의원이 더 많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전북 입장을 잘 대변하고 이해를 관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민주당 소속 열 한명의 의원들이 국회에서 전북의 입장을 힘겹게 대변해 왔다. 국가예산을 사실상 최종적으로 정하는 국회예결위 계수조정소위원회에 전북 출신 의원이 한 명도 없었던 때도 많았다. 그 만큼 전북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다. 석패율 제도가 도입되면 한나라당 출신도 국회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은 해소될 것이다.

 

여야가 석패율 제도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국민적 공감이다. 특히 호남지역에서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 입장에서 보면 지역주의의 폐해를 선도적으로 극복하려는 모습을 대승적으로 보여 줄 때가 되었다. 석패율 제도가 도입되면 보다 많은 전북 인재들이 한나라당 쪽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중앙정치권에서 전북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이제 시대는 변했고 개인과 조직은 다양한 가치들 속에서 각자의 선택을 하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우리 시대를 지배했던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시대를 종식시켜야 한다. 석패율 제도 도입이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 석패율은 이미 무르익어 가고 있다.

 

/ 이재성(한나라당 대표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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