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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현실은 곧 詩…이번 시집, 작은시론에 가까워"

건설 노동자 감사강 시인, 다섯번째 시집 '봄풀의 노래' 펴내

시'찔레꽃 오월'을 보며 '(중략) 세상에 살아서 / 살아남아서/ 그래서 수치스러운 오월의 찔레꽃은 나의 저승목이다'라고 나무를 위로하던 김사강 시인이 다섯번째 시집'봄풀의 노래'(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건설 노동 현장을 떠돌던 그의 마음 한 켠엔 늘 시가 있었다.

 

그는 "어려서는 소설가가 되려다 그 길로 가지 못하고, 그림에도 잠시 기웃거리다 뒤늦게 시인이 됐으나 그렇다고 훌륭한 시인이 되지도 못한 것 같다"고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노동 현실이 곧 시라고 생각해요. 가난이 긴장감을 줬습니다. 가난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데 눈을 돌렸겠죠. 배 주리지 않고 여지껏 살았고, 시인으로 한생 살았으니 명예욕도 없습니다. 열심히 살았지만 좋은 시 한 편 제대로 못 썼다고 서운해하지 말고 열심히 살려 했던 사실에 감사하면 돼요."

 

이번 시집은 작은 시론에 가깝다.

 

그동안 입으로만 떠들던 시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시가 시론에 우선한다'는 이 명제를 위해 공사현장을 전전하면서도 시를 놓지 않았다. 밥을 먹고 배설하듯 일상이 바로 시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 때마침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가 그에게 시집을 내지 않겠느냐며 제안해왔다.

 

"문학으로부터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더 좋은 시가 있다면 좋겠지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급조된 시들이 많아 아쉽습니다. 게으름을 피운 덕분에 20여 편을 하루 이틀 만에 쓰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런 지 아직도 집나간 자식들이 많네요."

 

표제작 '봄풀의 노래'는 눈물의 다리 같은 그 땅의 역사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떠올리며 쓴 것. 한 때 그도 80년대 정치적 혼돈기에 참여시를 쓰기도 했다. 이 땅의 역사를 직시하며 흘린 눈물 앞에 마냥 부끄러워진다.

 

그는 "보잘 것 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 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며 조용히 웃었다.

 

진안에서 태어난 그는 1992년 '시세계'로 등단해 시집'겨울 민들레','다시 내 하늘을 볼 수 있다면','산다는 거'과 함께 아내 시소향 시인과 함께 '바람이 내게 말하는 것은'을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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