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던 날 밤, 외할머니는 전쟁터에 나간 아들이 전사했다는 통지를 받는다.' 이념의 대치로 일어난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 윤홍길의 〈장마>의 한 대목이다. 6·25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분단의 현실적 비극의 대립, 그리고 화해를 다룬 작품인데, 작가는 소설 속 극적 대립의 부각과 화해의 매개체로 '장마'를 사용했다. 분단과 갈등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장마가 시작되고, 모든 갈등이 풀려 화해를 암시하는 결말부분에서는 장마가 끝나면서 소설의 막을 내린다. 소설에서도 나타났듯 장마는 기단과 기단간의 힘겨루기이다. 오늘도 한반도 하늘은 기단간의 힘겨루기로 전국에 장맛비가 이어지겠다.
/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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