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군 친환경 농산물 대구서 직접 판매...SSM·마트 밀집지역에 자치단체가 직접 개설…소비자에 신선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 ‘앞장’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에 있는 ‘청송군 로컬푸드 직판장 우리農장터’는 로컬푸드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리고 있는 곳중의 하나다. 청송군에서 1억6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대구의 신주거개발지역 아파트 밀집지에 자리잡은 이 곳은 128.48㎡ 규모로 청송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농식품을 대구라는 대도시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청송과 대구의 거리는 120㎞로 상당한 거리지만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청송군 농산물을 직송해 판매하고, 청송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과 가공품만 인접 시·군에서 공급받는다. 지난 5월에 개장, 대기업 SSM과 마트·슈퍼마켓이 밀집한 지역에서 대구 소비자들에게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우리農장터, 국내 최초로 자치단체가 직판장을 직접 개설한 곳을 다녀왔다.
‘청송군 우리農장터’라는 간판도 그렇고, 실내 인테리어도 세련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어딘지 모르게 촌티를 풍긴다. 그래서 정겨움을 주고 부담스럽지 않다.
“약간 촌스러운 분위기는 컨셉이 아니다. 예산을 아끼기 위해 비전문가들이 오픈 작업을 하다보니 최신 유행 인테리어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 농산물판매장이기 때문에 전시가 어렵다”
여기서 일하는 정미란 팀장(47)은 “고객들이 시장처럼 편안하다고 좋아하신다”고 자랑한다.
청송군이 예산을 들여 가게를 얻고 가구와 집기를 마련한 이 곳은 청송친환경영농조합법인(대표 박경순)에서 90여 가지의 농산물을 ‘싱싱하게’ 공급한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청정지역 청송에서 재배되고 만들어진 각종 농산물과 가공품을 중간 유통단계 없이 직접 운송하고 있다.
조합원이 45명인 이 법인은 우리農장터의 축산물 코너를 직영하고 있다. 청송의 품질좋은 돼지와 한우가 공급되는 만큼 한 달에 650㎏짜리 거세우 5마리가 팔리는 인기를 끌고 있다.
법인의 모든 조합원이 생산하는 농식품의 전체 매출중 직판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5%가량이다. 1·2차 농산물에 대한 운영을 맡고 있는 대구경북지역먹거리연대(운영위원장 강신우)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아 인건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農장터의 제품은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싸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자가용을 타고 이 곳을 찾는다는 석광희씨(60·대구시 달서구 도원동)는 “고기와, 야채, 계란 등을 골고루 산다. 물건이 싱싱하고 값이 싸다. 주위의 친구들에게 홍보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물건종류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하루에 문을 여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월 두 번째·네 번째 일요일에 쉬고 있다.
‘청송군 로컬푸드 직판장 우리農장터’는 외국 농산물은 물론 대기업 제품을 일체 팔지 않는다. 라면·된장·고추장을 비롯 술도 중소기업이나 영농조합법인이 만든 기능성 제품을 판다. 완주 고산감잎차도 있다. 로컬푸드의 기본을 철저히 살리고 있는 것이다.
강신우 운영위원장은 “로컬푸드 직판장이므로 가능한 한 대기업 제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유기농 등 친환경 제품, 착하고 정직하게 만든 가공품을 공급받기 위해 직원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곳의 제품은 청송군의 친환경 농산물과 가공품,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엄선된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청송군은 이 곳을 개장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군의회가 농산물직판장 개설은 동의했지만 가게세가 비싼 지역에 매장을 여는 것은 반대했기 때문이다.
청송군 이정희 유통관리담당은 “군의원들을 일일이 설득하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가게세가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인구가 많다는 것이므로 유통 요지에 매장을 열어야 청송군의 농산물 소비가 많아질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개장 초기라 어쩔 수 없이 적자를 보고 있다. 법인과 연대측에서 더 많은 예산을 바라고 있지만 추가 지원은 곤란하다. 점차 매출이 늘고 있으므로 조만간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의 성공을 위해 청송군, 청송친환경영농조합법인, 대구경북지역먹거리연대 3자는 서로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있다. 각자의 입장은 다르지만 서로 소통하며 이해하려 노력하고, 청송 농민의 판로확대와 신선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에 땀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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