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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가지 마중물의 지혜

이춘희 인천광역시도시개발공사 사장

경제가 어려울수록

 

미래를 위해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는 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처음엔 미국이 위기의 중심에 서 있더니 지금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전 세계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제위기의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어 체감 경기가 요즘의 날씨만큼 쌀쌀하기만 하다. 그중에서도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건설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90년대 초반 국내총생산(GDP)의 23.5%까지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산업이고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통해 경제성장에도 많은 기여를 해왔지만,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점차 그 비중이 줄어들어 최근에는 1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건설산업은 서민들의 살림살이에 큰 영향을 주는 특성이 있다.

 

첫째로 건설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효과가 크다. 2010년말 통계를 보면, 전체 고용자중 7%가 건설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10억원을 투자할 경우 전체산업 평균보다 3명이 많은 16.8명이 취업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집을 한 채 짓는 데 약 20개의 일자리가 생기는데 요즘처럼 주택경기가 침체되면 하루 벌어 하루 쓰는 일용직 건설근로자들의 생계가 어렵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둘째, 건설산업은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1960년대 이후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기까지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사회간접자본 건설의 힘이 컸다. 사회간접자본의 건설은 단순히 시설구축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토여건이 비슷한 다른 국가에 비해 아직도 물류비가 높은 편이므로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건설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건설경기는 지방재정 운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지방재정의 주 수입원이 취득세와 재산세인데 주택거래가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하면 세수가 줄어 결국 지방정부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므로 지방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도 주택경기의 과도한 침체를 오래 방치해서는 안된다.

 

과거 경기가 어려울 때면 정부는 경기조절책으로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곤 했다. 과거 이러한 정책을 너무 자주 쓴 탓에 부작용이 발생하고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비판적 시각이 늘어 최근 들어서는 건설부문 투자를 늘리자는 주장이 많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고 살림살이가 어려운 서민들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차원에서도 건설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얼마 전 4대강 새물결 맞이 행사를 보다가 문득 그 많던 근로자들은 어디로 갈까, 요즘 같은 경기가 어려울 때에 새로운 일자리 찾기가 어려울 텐데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이런 때 지난 세기 미국이 대공황을 극복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하였던 케인즈의 유수정책을 적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쓰지 않아 말라버린 펌프에 마중물 한 바가지를 부어 펌프질을 하면 물이 콸콸 쏟아진다. 바로 이러한 지혜를 경제에 적용한 것이 케인즈의 유수정책이다. 마침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을 다루고 있는데 사회간접자본 부문에 과감히 예산을 투입하여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도 돕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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