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서 만난 부산 KT 김현민 선수 가족...고향 전주서 첫선 뵈는 金선수 지켜보며 조마조마
토요일 오후 관람석을 꽉 채운 관중들은 대부분 홈팀 전주KCC를 응원했으나, 관람석 한쪽에서 부산 KT를 열렬히 응원하는 한 가족이 눈에 띄었다.
"왜 전주에 살고 있는 사람이 부산 KT를 응원할까." 의문이 들었다.
알고보니 전주고에서 농구를 시작해 대학 시절 아마농구를 휩쓸던 김현민(24) 선수의 가족이었다.
전주고가 전국대회에서 26연승의 신화를 쓸때 주역이 바로 김현민 선수다.
그는 국가대표를 거쳐 현재 부산 KT에서 파워 포워드로 뛰고있다.
홈팀인 전주 KCC에 몸담아야 하지만, 드래프트 제도로 인해 부산 KT에서 뛰고있는 김현민은 이날 입단후 첫 '고향에서의 데뷔전'을 치렀다.
이를 바라보는 부모형제의 가슴은 어땠을까.
김현민의 아버지 김규형씨(50·익산여객 영업부장),어머니 오영순씨(49·조리사), 그리고 누나 김현아씨(28·전주대 행정조교)는 이날 제대로 농구를 관람하지 못했다.
현민이가 프로에 진출한 이후 직접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흥분되고 감격이 컸던 탓이다.
김규형씨는 "그렇게 정성들여 키운 내아들이 당당히 저기에 서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 오고, 한편으론 울컥 눈물이 쏟아질것 같아서 한참 심호흡을 했다"고 전했다.
김현민 선수의 남다른 운동신경은 태권도 선수생활을 했던 아버지, 그리고 수영선수였던 엄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때문인 듯 하다.
김현민은 단국대에 진학해 팀을 상위팀으로 끌어올린 뒤, 존스컵 국가대표,이상백배 국가대표,유니버시아드 국가대표,동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지냈다.
마침내 올초 부산 KT의 일원이 되면서 온 가족이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향인 전주에서 첫 데뷔무대였으니 가족들의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기 막판 잠깐 투입되는데 그쳤지만, 김현민의 이날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홈 경기에 매우 강한 전주KCC를 맞아 부산 KT는 83-66으로 대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과 함께 다음 경기를 위해 떠나야 하는 김현민에게 가족들은"다치지 말고 열심히 해라, 현민아"하고 손을 흔들어줬다.
관중으로서는 맘 편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지만, 선수의 가족으로서는 순간순간 피를 말리는 곳이 바로 농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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