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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편지와 새만금 신항만

김승수 정무부지사는 새만금신항만 기공식 이틀 전인 지난 12일, 김완주 지사의 편지 얘기를 꺼냈다. 새만금신항만 건설은 김 지사 편지 때문에 앞당겨졌다고 했다. 편지에서 신항만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 때문에 업무추진이 당겨져 기공식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지사의 '새만금 감사 편지'는 민감한 사안이다. 민주당과 도민을 분노하게 만든 하나의 '사건'이었다. 2009년 7월23일 정부는 새만금종합실천계획(안)을 발표했다. 그해 2월 마련한 마스터플랜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었다. 이 계획안이 발표된 일주일 뒤 김완주 지사는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잊지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A4용지 3장 반 분량의 감사편지를 이명박 대통령한테 보냈다.

 

마스터플랜이 마련됐으면 세부적인 실천계획은 자동적으로 정부가 마련한다. 감사해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걸 두고 '저와 200만 전북도민들은 대통령님께 큰 절 올립니다'로 시작되는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내용과 시기도 문제였다. 정부 발표에 대해 '기쁘고 눈물 납니다'라고 표현한 것이라든지, '감사합니다'를 일곱번씩이나 되풀이하는 굴욕적인 표현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편지를 보낸 시점은 뙤약볕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의원직을 내던지며 미디어법 투쟁을 열나게 하던 시기다. 이런 판에 MB를 향해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김 정무부지사가 신항만과 연결지으려 한 편지 내용은 이 부분이다. "새만금이 날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군산공항 확장과 신항만 건설이 그것입니다. 명품 새만금에 비행기가 날 수 없고 명품 새만금 바다에 배가 출항할 수 없다면 날개 없는 새만금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들어주셨듯이 새만금이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도록 훈풍을 불어 주십시오. 이미 저와 200만 전북도민들은 대통령님의 훈풍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편지로 입은 상처를 수확으로 해석하려는 충정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신항만 기공식이 앞당겨졌다고 해석한다면 이런 견강부회(牽强附會)가 없다. 뜬금 없이 김 지사 편지와 신항만을 연결지으려는 저의가 뭣인지, 편지 보낼 까닭이 없는 데도 편지를 보낸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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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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