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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마르는 벼 까맣게 타는 農心

"태풍 '백수피해' 심각…정부 "등외 등급 수매 검토"

   
▲ 1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이건식 김제시장 등과 함께 김제 진봉면 백수피해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제공=김제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잇따라 지난간 뒤 도내 논과 밭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전북도는 지난 1일 두 태풍으로 벼 도복(倒伏)과 과수 낙과(落果) 등 농작물 피해는 2만8000여ha에 걸쳐 나타났고 비닐하우스와 인삼시설 파손 등 농업시설물 피해액은 618억여 원(1198㏊)으로 잠정 집계했다. 김제지역의 전체 벼 재배면적 2만1964㏊ 중 35%가 넘는 7800㏊, 익산지역의 3000㏊에서는 알이 여물지 않고 쭉정이로 변하는 '백수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쌀 한 톨이라도 건져보려고 이른 아침 농약도 줘봤지만, 이런 상태라면 단 한 톨도 건지지 못하게 생겼습니다."

 

30년 농사를 지었다는 탁영수 씨(53·익산시 동산동)는 "이렇게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가 본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31일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익산지역 들녘에는 한참 여물어야 할 벼가 하얗게 변하는 백수현상이 번져가고 있었다. 백수현상은 수정기의 벼가 강한 바람에 심각한 상처를 입으면 수분을 빨아들이지 못해 수정이 되지 않고 그대로 말라버리는 자연 재해다.

 

특히 이번 피해는 2모작을 하는 수도작에 집중됐다. 보통 5월 말부터 모내기에 들어가는 1모작과 달리, 2모작은 보리 등을 수확하고 6월 중순부터 말까지 모내기를 한다. 이번 태풍은 2모작 벼가 수정기에 이르는 시기에 집중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더욱 큰 문제는 백수현상에 대한 치료·예방 대책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2모작 수도작 농가 대부분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보상의 길도 막막하다.

 

30여년 농사를 지은 최정태 씨(55·익산시 석탄동)는 "그동안 큰 피해가 일어나지 않아 대부분 농가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농지 임대료와 아이들 학자금, 각종 영농대출을 상환할 길이 없다"고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촉구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 서규용 장관은 지난 1일 익산시 용안면 시설하우스 피해 농가(5만9400㎡), 정읍시 감곡면 양계 피해 농가(1914㎡), 김제시 진봉면 벼 백수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날 방문에는 정헌율 행정부지사, 최규성 국회의원, 이한수 익산시장, 이건식 김제시장, 김생기 정읍시장 등이 함께 해 "1㏊당 10만 원인 농약대 지원으로는 소득보전이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현실적인 복구비 지원을 건의했다.

 

서 장관은 "농식품부는 국방부와 경찰청에 인력지원을 요청해 낙과줍기와 벼 일으켜 세우기 등 피해복구 일손돕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수확기 쭉정이벼를 잠정등외 등급으로 수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제=최대우·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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