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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명퇴의 명암

올해 명예퇴직한 교원 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4738명에 이른다. 2009년 2776명, 2010년 3548명, 2011년 3818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 명퇴자는 4년 전에 비해 70%나 늘어난 수치다.

 

전북도 마찬가지다. 올해 218명이 명퇴했다. 2009년 125명에 비해 74%나 늘었다. 명퇴 수당으로 지급한 돈이 141억7000여 만원이다. 1인당 6500만원 꼴이다. 명퇴 대상은 근무 연수 20년 이상, 정년 1년 이상 남겨둔 교원이 대상이다.

 

명퇴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8월 명퇴자 평균 교직 경력은 28년, 나이는 53~54세 가량이다. 40대 신청자가 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지난 2월에는 공립학교 명퇴 신청자 중 40대가 5%(694명 중 36명) 밖에 안 됐지만, 8월에는 9%(585명 중 53명)로 급증했다. 과거 50대 후반이 주류를 이뤘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명퇴교원 증가 원인은 복합적이다. 건강상의 이유도 있고 자신만의 새로운 2모작 인생을 살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이 근본 원인이라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지난 5월 한국교총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4.9%가 이같이 응답했다. 교육환경 변화로는 '학생지도의 어려움 및 교권추락 현상'을 꼽은 비율이 70.7%였다.

 

이유야 어찌됐건 천직으로 알고 내디딘 교직을 이탈하는 현상은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경험 많은 교사들의 노하우와 우수 자원의 능력이 일찌감치 사장되는 건 큰 손실이다. 교대는 내신과 수능이 각각 2.5 등급 이내에 들어야 가능하고 사범대 역시 바늘구멍 만한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교단에 설 수 있다.

 

명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명퇴한 뒤 기간제 교사로 U턴하는 경우다. 담임 부담과 잡무에서 벗어나 책임질 일은 없는 반면 월 수입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명퇴금과 연금에다 기간제 교사 월급, 보충수업비 등을 감안하면 월급을 능가한다. 명퇴를 유혹하고도 남는다. 올해 도내 기간제 교사는 1060명이다.

 

교사들에겐 무엇보다 아이들 눈높이 사고와 행동, 활달한 성격이 중요하다. 요즘처럼 교육환경이 변화무쌍한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공부만 하다 교단에 선 교사들이 쉽게 좌절하고, 명퇴교사가 느는 현상을 보면서 교사선발과 양성, 명퇴제도가 적절한 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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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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