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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동시 김유석 - "큰 격려 받았다"

2013 전국 신춘문예 당선 도내 작가 2명 - 경남신문 소설 최일걸, "글쓰기 끝 없다"

▲ 소설가 최일걸
▲ 김유석 시인

숫자로 본 2013 전국 신춘문예를 보면, 전북 문단은 다소 우울하다. 전북 출신 작가들의 올해 등단 소식이 거의 감감무소식이어서다. 올해 성적만을 갖고 전북 문단이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기우(杞憂)는 아직 섣부르지만, 새해부터 어쩐지 모르게 힘이 빠지는 것은 사실. 전북일보 신춘문예에서 시와 소설 부문으로 등단한 김정경(34)·강성훈(35)씨가 없었더라면 김유석 시인(53)의 조선일보 동시 부문이나 소설가 최일걸(45)씨의 경남신문 소설 당선이 거의 유일한 소식이었을 것이다.

 

김유석 시인에게는 '명함'이 하나 더 추가됐다. 2013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아빠의 공책'으로 동시 부문에 등단하면서 동시까지 쓰는 시인이 된 것.

 

고향인 김제에서 농사를 짓는 시인은 지난해 수십 번 희망과 절망을 오고 갔다. 소값 폭락으로 롤러코스터를 태웠던 농촌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도록 만드는" 힘겨운 밥벌이. 상처투성이 '농꾼'에게 자연은 삶에 넉넉한 여백을 제공했다. 여기서 움 튼 '생명시'는 묵직한 성인시와 동시 사이를 왕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간 것. 그의 말을 빌리자면 "동시는 '관념시'와 '생명시'의 경계에 걸터 있는 것이었다." 시인은 "극(모더니즘 시)과 극(동시)을 오가는 시쓰기를 하면서 스스로도 긴가민가했는데, 큰 격려를 받은 것 같다"며 계면쩍어했다. 동시 쓰기의 단초는 사실 안도현 시인과 유강희 시인이 제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안 시인이 2007년 처음 펴낸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실천문학사)과 유강희 시인이 2010년 내놓은 '오리발에 불났다'(문학동네)를 보면서 "시도해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인상을 받았다.

 

시인은 "시보다 더 명징하면서도 심각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고 했다. 길섶 강아지풀이나 눈밭에 찍힌 너구리 발자국 등과 같은 자연은 흔하디 흔한 힐링이나 위로 보다는 뭉클한 감성으로 그의 체온을 조금씩 높여주었다.

 

전북대 재학 시절 소설과 희곡 등 다방면의 습작을 거쳐 시로 돌아온 그지만 "시집을 안낸지 벌써 8년이나 됐다"는 반성문은 "올해 안에는 꼭 시집을 내야 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작가 행세'하며 대충대충 때우는 작가로는 남지 않겠다"는 긴장감 넘치는 각오까지 그의 등단 소식은 전북 문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인은 1989년 전북일보,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로 등단한 바 있다.

 

소설가 최일걸씨는 보기 드문 케이스. 전북일보·한국일보 동화, 조선일보·전남일보 희곡, 광주일보 시에 이어 올해 경남신문 소설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작의 작가'는 많아도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글쓰기에는 끝이 없다"는 예전의 소감은 "이제 신예 작가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일각의 불만을 대신할 수 있진 않지만, 기이한 그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진안 출생으로 우석대를 중퇴했으며, 제18회 전태일문학상 소설 부문과 5·18문학상 시 부문에도 당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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