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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사람, 강준만

▲ 홍현종 전주JTV PD

전라북도는 사람이 재산이고 우리 지역의 인물을 잘 키워야 발전할 수 있다고 흔히들 말한다.

 

각종 사회단체는 물론 지역 언론사와 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때만 되면 '지역의 인물'을 선발해서 그들의 탁월함을 널리 알리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는 하는데, 그게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많은 용기를 줄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지역의 인물이, 정말로 '지역의 인물'인지 아님 '지역 출신의 인물'인지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의 인물은 우리지역에 머물고 있는 인물을 뜻하는 것일 테고, 지역 출신의 인물은 우리지역에서 출생한 후 지금은 타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있겠으나, 편의상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전북 지역 출신(주로 고등학교까지만)이라는 그들에게 우리는 본능적으로 '우리편'이라는 동질감을 느낀다. 그들은 대부분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성공하며, 출세하였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 다니며, 이제는 비좁은 한국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까지 진출해 전북인의 자부심을 널리널리 알리고는 한다. 우리지역이 준 자양분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그들에게 전북은 성장을 하기 위해 출생할 수는 있으나 활동하기에는 부족한 공간이다. 딱히 그렇다라고 말한 적은 없으나, 성공을 위해서는 고향을 등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실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는 한다.

 

몇 해 전 우리지역 국립대의 한 교수가 자신의 두 아들과 더불어 지나온 이야기를 정겹게 나누는 신문기사가 있었는데, 주된 내용은 미국 명문대에 들어간 아들의 장한 모습을 소개하고 자신의 교육철학은 물론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많은 이들에게 교훈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기사였으나 다소 아쉬운 것은 기사 어는 곳에도 전북과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의 이야기는 빠져있다는 것이다. 더 성공하려며 지역을 등지고 지역 대학을 벗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반대로 우리지역 출신이 아니면서 지역에 터를 잡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강준만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누릴 수 있었던 호사 가운데 하나는 부담스럽지 않은 학비에 대학원에 다닐 수 있었다는 것인데, 서울에서 학부시절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했던 내가 주저 없이 전북대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는 강준만 교수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우리나라 신문방송학과 교수 중 가장 유명한 교수이다. 전남 출신인 그는 80년대 후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의 개설과 더불어 우리지역에 터를 잡고 수많은 연구와 저술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말과 글은 수많은 이들에게 사고와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지역보다 서울에서 더 유명한 그가 끊임없이 주장하는 지역차별의 문제는 많은 이들에게 고민과 희망을 전달해주고 있다.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우리 모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강준만은 전북이 낳은 인물임에 분명하다.

 

우리 지역의 젊은이들이 또 우리 스스로가 전북의 희망을 발견하고 싶고 지역의 인물을 키우고 싶다면, 이제는 관심을 우리들 스스로에게 돌려보자. 지역의 인재가 지역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성공하는 것이 진정 우리지역이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지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가 더 많은 젊은이에게 진정한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지역의 대학을 키우고 우리지역에서 인물을 성장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더 가치 있는 일인 것은 너무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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