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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헬스3.0시대 , 과학적 건강관리】"장수하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행복"

100세 시대 눈앞…운동처방실 활용 질병예방 필요 / 맞춤형 재택간호 활성화·콜센터 등 제도개선 시급

▲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평소의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건강체조를 즐기며 환하게 웃고 있다.

온둣빛으로 물들어가는 전주 건지산 남쪽 편백나무숲 간이쉼터에 노인 10여명이 모여 앉았다.

"암은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지. 그러나 수술이 잘 됐어도 병후 관리가 생사를 결정하는 거예요"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병원에서는 수술해도 생명을 보장한다고 할 수 없대요. 100% 보장한다고 해도 수술 할까 말까 하는 판인데, 그래서 바로 산속으로 들어갔지요"

전주시 호성동에 사는 박모씨(73)는 전립선암으로 재수술을 받기 직전 혼자 힘으로 섭생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며 건강관리 방법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박씨처럼 병에 걸렸어도 수술과 치료효과가 좋아서 건강을 되찾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사례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본인의 부주의로 건강이 악화되기라도 한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큰 부담을 주고 가족경제를 파탄시키는 원인이 된다.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다. '헬스 1.0시대'는 전염병 예방이 건강관리의 주요 관점이었고, '헬스 2.0시대'는 질병 예방과 관리를 통한 기대수명까지 사는데 중점을 두었다.

현대는 '헬스 3.0시대'다. 과학적인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을 통한 건강 수명을 확보하는 시대를 일컫는다.

 

△실태와 문제점

 

100세 시대의 행복은 건강수명 100세가 보장돼야 가능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 평균수명은 남자 75.74세, 여자 82.36세이고, 2030년엔 100세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한국인의 건강 관련 삶의 질과 기대 여명'보고서에서는 한국 남성의 건강수명은 67.5세이고, 여성의 건강수명은 69.6세였다. 평균수명에 비해 건강수명은 10년 이상 낮다. 그만큼의 기간을 질병에 시달리다 눈을 감는다는 의미다.

 

외로운 병원 한 켠에서 몸에 호스를 주렁주렁 매단 채 오고가는 사람도 못 알아보고 10년 가까이 식물인간으로 100세를 채운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기까지 하다. 실제로 우리나라 말기암 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연명치료를 하느라 가족들과 분리된 채 중환자실에서 신체적·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고령화와 생활습관의 변화로 고혈압, 당뇨병, 심근경색,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이 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생애의료비 분포 추정 및 한·일 특성 비교'보고서에는 우리나라 국민의료비 지출이 노년기에 급격히 늘면서 남성의 경우 65세 이후에 생애의료비의 47.2%, 여성은 52.2%를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 편백숲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어르신들.

△노후 건강과 웰다잉 대안

 

건강수명을 확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평소의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60세에 정년퇴직 후에도 30년~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이 기간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사는 것이 누구나의 기대이고 희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물론이고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과 심신의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건강유지의 일차적인 책임은 개인의 몫이다. 노인복지관과 보건소, 스포츠의학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과학적인 운동처방도 받을 필요가 있다.

 

금암노인복지관 황정민 운동처방사는 "노인복지관 등에 있는 운동처방실을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면서 "운동처방실에서는 개인의 체력적 특성에 적합한 운동종목·강도·빈도 등의 운동수행 방법 등을 처방해주고 운동방법도 지도해준다"고 소개했다.

▲ 어르신들이 건강화합운동을 하고 있다.

둘째, 방문 운동 처방과 맞춤형 재택 간호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방문 건강교육과 개인별 건강검진 을 실시, 참여근로자들의 의료비를 1/4가량 절감하고 건강증진효과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로당, 노인복지기관은 물론 농어촌 등 접근성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거나 운동처방 및 건강관리 콜센터를 운영하는 건강관리 및 건강증진 서비스가 복지서비스의 핵심사업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다.

 

셋째, 웰빙은 웰다잉으로 이어져야 한다.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면서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미국은 암환자의 64.3%(2010년 기준)가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이용하고, 프랑스도 환자의 존엄사 선택권리를 보장하고, 호스피스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에 53개 완화의료전문병원을 지정·운영하고 있지만, 말기암환자의 완화의료 이용률은 11.9%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사망 직전까지 최대의 의약 투여와 치료를 하는 것이 도리라는 가족의 간병문화와 연명치료 중단에 따른 의료기관의 태도에 원인이 있다. 건강할 때 죽음에 대한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거나 자신의 죽음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모든 노인들이 점차적으로 암 뿐만 아니라 모든 노인질병에 대한 건강보험의 보편적 서비스를 받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신정모 (전북실버뉴스 레터편집장)

 

"도내 노인 치매환자 2만 7565명 가족·지역사회가 적극 나서야"

 

- 황태영 전북치매관리센터장

 

"치매문제는 환자 개인이나 가족 차원을 넘어서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책임져야 할 영역임을 공적으로 선언했다는 의미가 큽니다"

 

전북치매관리센터(이하 센터) 황태영 센터장은 치매관리센터 개소 2주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황태영 센터장은 "센터에서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치매조기검진 11만 8624명, 조기치료 8772명, 치매예방교육 1만1000회, 대상별(치매군·치매고위험군·정상군)로 4148명에게 인지증진 및 재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치매는 노인에게 찾아오는 질병 중 가장 두렵고 비인격적인 질병"이라는 황 센터장은 "지난 해 전국 노인치매환자는 54만여 명, 치매유병률은 9.18%로 조사됐다"면서 "이 기준에 따르면 전북의 노인 치매환자는 2만 7565명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보건소에 등록된 환자는 2만 2656명으로 약 500여 명이 미등록 상태"라고 지적했다.

 

황 센터장은 "신문과 방송, 거리홍보와 행사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안내와 홍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치매에 대한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도 치매초기를 '노화에 수반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치매초기증상으로 기억력 감퇴는 물론 사회적 행동이나 충동조절 등에 이상 징후가 잦으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인지기능 등을 충분히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인구가 빠르게 불어남에 따라서 치매환자도 비례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에 대한 사전 예측과 충분한 준비가 노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흔히 노인사고(四苦)라 불리는 병고, 빈고, 고독고, 무위고로 노인들이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때일수록 만족스러운 노년기 적응을 위한 철저한 자기점검과 대비가 중요합니다"

 

그는 "누구나 치매에 걸리게 되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게 되고 가족 등 타인에게 의존하게 된다"면서 "환자 본인은 좌절감·불안감이 높아지고 망상·환각·우울감 등이 동반되며, 환자수발에 매달리는 배우자나 가족들도 정신적으로 소진하게 되어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질병처럼 치매도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치매예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지적활동으로 인지기능을 높여주고 건강한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통해 치매 위험인자들을 잘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정모(전북실버뉴스 레터편집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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