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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살린 전북의 아들

조촌초-전주대 거친 대표팀 수비 김영권 / 우즈벡전 승리 견인 지도자들 "대성 기대"

전북의 아들 김영권(23·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 FC)이 한국 축구를 살렸다.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멋진 크로스로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을 유도해 한국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했을 경우 오는 18일 이란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큰 부담을 안을 상황이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김영권의 이날 크로스를 '구국(救國)의 크로스'로 칭하며 결승골을 이끌어내고 무실점 수비를 펼친 그를 우즈벡전의 '숨은 MVP'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전주시 덕진구 동산동이 고향인 김영권은 조촌초등학교-해성중-전주공고-전주대를 거쳐 대학 3학년 때인 지난 2010년 일본 J리그 FC 도쿄에 입단했다.

 

고교시절 사이드 어태커와 센터 포워드, 미드필더 등 여러 보직을 맡았던 김영권은 대학 입학후 동계훈련에서 그의 자질을 눈여겨 본 전주대 정진혁 감독의 권유로 중앙수비수를 맡았고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일본 스카우터들은 전국대회 결승에 3번이나 오른 전주대의 1학년생 김영권이 펼친 철벽 중앙수비에 감탄했고 그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고 한다.

 

정 감독은 "당시 6개 일본 프로구단이 영권이를 탐냈지만 헐값에 스카우트하려해 1년 동안 줄다리기를 한 끝에 일본에 진출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으로 FC 도쿄에 입단했다"고 말했다.

 

김영권을 지도한 스승들은 그의 장점으로 운동선수 답지 않은 좋은 머리를 꼽는다. 두뇌회전이 빨라 게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한 김영권은 특히 위치 선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우즈벡전에서도 코너킥에 가담한 그는 1차 공격에 실패하자 순간적으로 오른쪽 측면으로 나왔고,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올린 왼발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머리를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며 귀중한 결승골이 됐다.

 

김영권은 수비수가 갖춰야 할 체력은 물론 골 키핑력과 패싱 능력도 일품이다. 다만 90분 경기 내내 유지돼야 하는 집중력에서 가끔 틈이 보이고, 다소 약한 헤딩력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전주공고 축구부 선배로 김영권의 고교 재학시절 잠시 그를 지도했던 유종희 전북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영권이는 기본기가 튼튼한 흠잡을데 없는 선수"라며 "당장 유럽 무대에 진출해도 통할 수 있는 실력파"라고 극찬했다.

 

지난 2009년 이집트 U-20 월드컵을 이끈 홍명보 감독에게 발탁돼 한국의 8강 진출에 기여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일구며 제2의 홍명보로 평가받고 있는 김영권은 지금은 '리피의 양아들'로 불린다.

 

리피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 마르첼로 리피(65)로 현재 김영권의 소속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감독이다. 리피는 지난해 여름 일본 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에서 뛰던 그를 광저우로 영입했다.

 

김영권은 광저우에서 '수비조련사' 리피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주전 수비수로 뛰고 있다. 김영권의 재능을 일찌감치 눈 여겨 본 리피 감독은 김영권에 대해 "아들처럼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과 신임을 보내고 있다. 리피 감독을 만난 김영권은 유럽 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영권의 고교 재학시절 사비를 털어가면서 까지 그를 격려했던 김대은 전북축구협회장은 "영권이는 애향심도 대단하다. 고향에 오면 고교 후배들을 격려하고 은사들을 꼭 찾는다"며 "실력과 좋은 성품을 함께 갖춰 앞으로 대성할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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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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