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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읍 고부초 - 동학농민혁명 발상지 옛 고부관아에 터잡아

▲ 사진 위에서부터 1919년 학교 모습, 1939년 제29회 졸업 사진, 1940년 6학년 학생들의 군사훈련 모습

△ 학교가 걸어온 길

 

정읍 고부초등학교(교장 조명환)는 동학농민혁명 최초의 함성이 울려 퍼진 옛 고부관아에 자리잡고 있다.

 

혁명을 촉발한 고부군수 조병갑이 기거했던 관아가 혁명군에 의해 불탄 자리에 1906년 당시 고부군수 정용기가 자신이 출자하고 지역 유지들의 기부금으로 고부초의 모태가 되는 사립광화학교를 설립했다. 교사는 처음 관아 순교청을 사용하다가 명륜당으로 이동 교육을 실시하고, 일어 교육을 위한 일본인 교사를 채용하기도 했다. 교장은 군수가 겸했다.

 

1911년 학제 개편으로 공립고부보통학교로 교명이 바뀌었고,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 등 민족 수난기를 겪으면서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졸업식을 치렀다. 일제의 억압과 핍박 속에서도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지역민들의 노력은 1945년 해방을 맞이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획일적·억압적 식민지 교육을 끝내고 개성 존중, 자유와 창의적 활동을 위한 학습을 시작한 것.

 

하지만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전쟁이 일어나면서 학교도 존폐의 갈림길에 섰었다. 다행히 학교의 오랜 역사물이 소실될 것을 염려한 당시 은성갑 교장은 개교 이래 보존했던 '연구보존서류'전부를 땅에 매장하고, 관리하게 해 종전 후 학교 유지·운영을 수월하게 했다.

 

또한 당시 교실에 걸었던 태극기도 지역민의 기지로 잘 숨겨 다시 걸기도 했다.

 

고부초는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연차적으로 완공된 본관 건물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대밭 앞 건물이 철거되고 새로이 2층 철근 건물이 들어섰다. 90년대 학교 통폐합 바람이 불면서 폐교된 인근 두승초 학생들이 고부초로 오게 됐고, 이후 통폐합 지원금으로 현대식 컴퓨터실, 방송실, 방과후교실을 신설했다.

 

2004년에는 교문 옆에 강당을 준공,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각종 행사에 활용했다. 2006년 개교 100주년 행사에서는 학교 역사를 담은 화보, 탄생 및 연대기, 총동창회 소개, 졸업생 회고록 등을 수록한 '고부초등학교 100년사'를 발간했다. 또한 학교 개교 당시 전경을 담은 기념우표를 제작하기도 했다.

 

올해 103회 졸업식을 연 고부초를 거쳐한 학생은 현재까지 모두 8101명이다.

 

△ 학교를 빛낸 인물

고부향교 옆에 자리잡고 있는 학교는 지역 교육·문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을 다수 배출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동학농민혁명 발상지인 고부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혁명의 의의를 밝히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고부초가 배출한 최고의 인물인 나용균(3회) 전 국회부의장을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있다. 나 부의장은 1919년 동경 유학 중 조선유학생학우회에 참여, 독립선언문을 발표하는데 일조했다.그는 2·8 독립선언 후 신변의 위협을 느껴 같은 해 상해로 망명, 임시의정원 의원에 선임됐다. 이후 독립운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한 그는 1921년 여운형·김규식과 함께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인민대표회의에 참가하는 등 국외에서 대한독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광복 이후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제헌의원·보건사회부 장관·국회부의장 등을 역임했으며, 1977년 건국포장, 1990년 애국장을 받기도 했다.

 

초대 총동장회장을 역임한 은희태(35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수필가·시인이다. 한국농촌문학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정읍지부장 등을 지낸 그는 한맥문학상을 수상하며 지역 문화계의 거두로 자리잡았다. 특히 고부지역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지역에 '민족유물 전시관'을 열었다.

 

조성용(40회)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대표·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 이사는 5·18민주화운동 및 동학농민혁명의 재조명에 앞장서고 있다. 용공조작인 '오송회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그는 2007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정리위원회'가 전형적 용공조작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2008년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그는 지역의 원로로서 전주 버스 파업 등 분쟁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등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일균(43회) 박사는 전북대 의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전주 신일균신경외과의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계 인물로서 동문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3대 총동창회장을 역임한 옥인청(44회)은 한국전력공사 전북지사장을 지내며 전력산업을 이끌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고, 2005년부터는 정읍 소성의 특산물인 복분자 작목반 회장을 역임, 농가소득 증대에 헌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성호(28회) 전 전북도 교육위원, 은종삼(45회) 수필가, 이민형(48회) 전 중소기업청 이사관, 은일상(50회) 공학박사, 기호직(56회) 부안 백산초 교장 등이 학교를 빛낸 인물이다.

 

△ 도약을 위한 노력

▲ 학생들이 책읽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여는 독서골든벨대회.

고부초는 1997년 도교육청 지정 '에너지 절약 시범학교'을 운영하면서 과학교육 활성화를 거점학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 전통은 현재까지 고부초 면면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농촌학교의 숙명과도 같은 통폐합의 위기에 항상 직면해 있는 것.

 

2011년 9월 1일자로 고부초에 부임한 조명환 교장은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는 '사랑으로 꿈을 키워가는 교육'이란 기본 교육방향 아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재능과 사랑이 넘치는 어린이들을 기르기 위해 독서교육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교수학습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 학생 및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여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학교는 학생들이 아침시간 20분을 활용, 책읽기를 통해 글쓰기 능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책읽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독서골든벨대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문화체험이 취약한 학생들을 위한 스키체험도 실시하고 있다.

 

조명환 교장은 "학력과 자기주도 학습능력 신장을 위한 독서교육을 중점 실시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인성과 실력을 두루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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