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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익산 함라초 - 만석꾼 임천 조씨 문중 설립, 사립창명학교 시초

자주독립정신 함양·민족해방운동 앞장 / 고광만·윤택중 장관, 조남조·김현기 국회의원 등 배출

▲ 1940년 29회 졸업생 모습.

△학교가 걸어온 길

 

익산 함라지역은 예부터 인근 웅포, 용안지역과 더불어 농업과 물자교역이 융성했던 곳으로 만석꾼으로 유명했던 함라 삼부자가 터전을 잡고 살았다.

 

이들 만석꾼 집안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인심 좋은 함열'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 만석꾼 가운데 하나인 임천 조씨 일문이 1908년 설립한 사립창명학교가 함라초등학교(교장 이외자)의 시초다.

 

자주독립정신 함양 및 민족교육 창달을 위해 설립된 학교는 지금까지도 이 지역의 자랑거리로 꼽힌다.

 

특히 3·1운동에 투신한 혐의로 일본 경찰의 고문에 의해 한 쪽 눈을 잃었던 설립자 조용관은 이후에도 군산지역에서 동아일보 지국장을 지내며 맹렬히 민족해방운동에 나섰다.

 

이 같은 그의 모습은 행동하는 교육자로서의 표상으로 추앙 받고 있다.

 

이러한 공로가 인정돼 2005년에는 건국포장이 추서됐다.

 

학교 변천사를 보면 1909년 사립함열보통학교로, 1941년 함라공립국민학교로 개명됐고, 1982년에 병설유치원을 개원했다. 1996년에는 함라초등학교라는 지금의 교명으로 바뀌며, 면면이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올해 102회 졸업식을 연 이 학교를 거쳐 간 학생은 모두 7278명이다.

△학교를 빛낸 인물

 

전북지역에서 향학열이 높기로 손꼽히는 함라는 수많은 정·관계, 학계 인사를 배출했다.

 

이 중 대다수가 함라초 출신이다.

 

고광만(5회) 전 문교부 장관이 그 첫 머리에 꼽힌다. 그는 전주고등보통학교와 일본 히로시마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일제강점기 동안 해주고등보통학교 등에서 교사로 18년 간 근무했다.

 

이후 조선총독부 학무국 시학관과 충주고등학교의 전신인 충주공립중학교 교장을 지내기도 했다. 독립 이후 미군정 아래에서 충청북도 학무국장에 취임했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학장을 거쳐 제1공화국 문교부 차관과 제3공화국 문교부 장관을 지냈다.

 

윤택중(14회) 전 문교부 장관은 보성전문학교와 일본 주오대 법대를 졸업한 후 2·4·5대 민의원에 당선됐으며, 1961년 문교부 장관을 지냈다.

 

민족사 바로찾기국민회의 의장, 헌정회 부회장을 거쳐 헌정회 원로자문위원, 민족통일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민족사바로찾기연구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장관 재직 시절 실업교육, 교육자치제, 대여 장학금제도, 재일교포 교육 강화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

 

정계에서는 김현기(26회) 전 국회의원이 눈에 띈다. 그는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이리농업고에서 교사생활을 했고, 월간지 '인물계'를 창간하기도 했다. 1952년 민주당 창당 발기인이 되면서 정치가의 길을 걸었다. 1967년 비례대표로서 제7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뛰어난 정치역량을 발휘하며 지역구에서 착실히 기반을 닦아 8·9·10대 국회의원을 연이어 지냈다.

 

그는 재정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국회 재무위원회나 본회의에서 경제 전반에 걸쳐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추궁하면서도 서민대중의 권익을 위한 대안을 시의적절하게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조남조(40회) 전 국회의원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중앙일보 정치부장을 지내며 날카로운 필봉을 휘둘렀다.

 

이후 정치계에 투신, 11·12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전북도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이와 함께 조용욱(5회) 전 동덕여대 총장, 이화영(20회) 전 이리시장, 조현영(26회) 전 동덕여대 대학원장, 조상진(36회) 명예공학박사, 정영태(36회) 전 전주예수병원 원장, 김복현(47회) 익산문화원장, 조인호(58회) 덕성여대 교수 등이 학교를 빛냈다.

 

조용욱 전 총장은 경성제국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각급 학교 교사를 거쳐 동덕여대 교수·부학장, 이화여대 교수(대우)를 역임했다.

 

60여 년 간의 교직생활 동안 그는 전통적인 여성의 부덕함양교육에 전념했다.

 

저서로 '대학한문'이 있고, 논문으로는 '퇴율사상비교 연구', '양명학 연구', '한자·한문교육의 내실적 방향'등이 있다.

 

조상진 박사는 전북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석탄공사와 포스코에서 근무하며 우리나라 제철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퇴임 후 삼진기업, 삼영산업, (주)에스아이에스를 설립·운영했다. 또한 사회공헌에도 힘써, 광양시에 지체장애자를 위한 '광산특수어린이집'을 세워, 운영후원회장을 맡아 봉사하는 등 진정한 기업가의 표상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재경부장관, 노동부장관, 국세청장 표창을 등을 수차례 수상한 바 있다.

 

△도약을 위한 노력

▲ 1970년대 운동회 모습(왼쪽), 교정에서 필리핀 민속놀이를 체험하고 있는 학생들 모습.

함라초는 전통적으로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색·중점사업으로는 △지역 전통문화체험 △예술교육강화 △독서·논술교육 활성화 △영어 의사소통 능력 신장 △수학문제 해결능력 함양 등이 있다.

 

특히 전교생 62명 중 다문화가정 자녀가 11명에 이르는 여건에 따라 전북도교육청의 2013년도'다꿈키움학교'로 지정·운영 중이다. 이에 통합교육 등 다문화가정 학생과 일반학생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 어머니가 수업에 참여하는 교육주간을 통해 어머니 나라의 역사, 문화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다문화학생에게는 자긍심과 배움,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며 일반학생은 다른 나라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게다가 학생 수 감소가 불러온 정상적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교육·문화적으로 낙후된 금강변 지역에 대한 균등기회 제공을 위한 학교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육과정 정상운영, 수업의 질 향상, 불균형 해소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외자 교장은 "학생들이 자랑스러운 선배의 얼을 본받아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국제경쟁시대 핵심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 및 특성화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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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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