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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지역정책 한류시대를 열자

전북에는 전국 최초로 시작한 지역정책들이 상당히 많다. 장수의 순환농업과 목표소득정책인 5·3프로젝트, 완주의 로컬푸드, 진안의 마을만들기 등이다. 도에도 6차산업사업화 정책이 있고, 최근에는 삶의 질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전북이 만든 우수한 정책들은 중앙정부에 채택되기도 했으며, 전북지역정책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이런 정책들은 어느 곳에서 먼저 시작했는지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정책을 도입하거나 응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전북이 시작한 정책이라 할지라도 다른 나라에서, 또는 다른 지역에서 사용가능하며, 오히려 늦게 시작한 지역에는 별도의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전라북도에서 시작한 삶의 질 향상시책인 '전북형 슬로시티 정책'이 명칭문제로 한국슬로시티본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한다. 슬로시티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국제운동으로, 슬로시티라는 명칭을 얻으려면 몇 가지 가입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고, 위원회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하여 12개의 마을이 지정되어 있다. 문제는 전북이 '전북형 슬로시티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대상 마을들이 '슬로시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이름 첫머리에 '전북형'이라는 용어를 붙이기는 했지만, 사실상 국제슬로시티 지정 마을과 혼동될 우려가 있기는 하다.

 

저작권 운운하며 압박하는 한국슬로시티본부나 적법성을 따져가며 버티는 전북이나 명분은 있다. 이 문제를 누가 이기고 지는 자존심 게임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전북은 슬로시티라는 운동의 성격을 도입한 것이지만, 국제슬로시티본부 측에서는 슬로시티라는 명칭을 도용당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전북은 새로운 정책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권리화 되어있다는 슬로시티라는 이름을 굳이 오래도록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차라리 새 브랜드를 만들고, 보다 확대된 '한국형 삶의 질 정책'을 세워서 완결성을 갖춘 다음, 우리도 우리의 지역정책을 세계에 수출할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전북이 만든 지역정책이 한국형 지역정책이 되고, 나아가 세계적인 지역정책이 되는 지역정책한류사업이 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는 그간 다양한 창의적인 지역정책을 만들어 이미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지역이다. 제품한류, 문화한류에 이어 지역정책한류의 시대, 전북에서 먼저 문을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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