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0 17:44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chevron_right 시민기자가 뛴다
일반기사

[34. 완주 농촌학교 인기 비결] 도시 학생들 '시골 특성화 교육'에 반했다

자치단체 적극적인 지원 학생수 매년 증가 /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 다양하게 운영

▲ 다중지능계발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둔 유승호(전주시 호성동·36)씨 부부는 최근 완주군으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전주에 직장을 둔 맞벌이 부부인 이들이 완주로의 이사를 결정한 이유는 딸아이의 교육문제 때문이다. 최근 완주군을 비롯한 농촌의 교육정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도시보다 농촌지역 내 학교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 씨 부부처럼 전주시민이면서도 완주군 내 학교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급증하자, 입학자격을 강화한 학교도 적지 않다. 인구 8만의 농촌인 학교가 인기를 얻은 비결은 뭘까.  

 

△교육투자액 20배 증가

이처럼 농촌교육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유는 농촌 지역으로의 인구유입을 위해 지자체가 교육투자액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도내 대표적인 도시권 인접지역인 완주군의 경우 민선 4기초 7억 원에 불과했던 교육예산은 2007년 36억 원, 2008년과 2009년, 2010년에는 각각 63억 원과 93억 원으로 늘리더니 2011년부터 100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무려 143억 원이나 교육예산으로 투입됐다. 지원되는 규모만큼이나 교육정책의 차별화도 학부모들의 매력을 살 만하다.

 

△방과 후 외국어는 필수

대표적 도심 인근 지역인 완주군의 교육시책은 시내권의 내로라하는 학원교육에 버금갈 정도다. 학원교육이야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곳의 외국어교육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뤄진다. 지난 2007년부터 방과 후 학교 특화사업으로 관내 35개나 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중국어 강사를 배치, 중국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투입되는 중국어 강사만 30명에 달한다.

 

지난 2006년부터 지원 중인 방과 후 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지원사업은 완주군 초등생 수를 증가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용진초와 간중초, 이성초 등을 중심으로 초등생이 2009년 대비 2010년 무려 15%나 증가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이성초등학교의 경우 2007년 25명에 불과했던 전교 학생 수는 147명으로 늘었고, 용진초도 2009년 45명에서 108명으로 급증하는 등 주요 초등학교 학생 수는 3~7배가량 늘었다.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활용한 영어수업은 사교육비 경감 효과는 물론 조기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실제 완주군 초등교육 영어성취도는 전북에서는 1위, 전국에서는 3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삼우초와 이서초, 봉서중학교는 혁신학교로 선정되고, 용봉초는 2010년 교과부가 선정한 '영어교육 리더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재를 키우는데 초점

이제 농촌 지역의 교육은 인재를 키워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완주 다중지능계발사업이다. 관내 전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 중인 이번 교육은 다중지능검사 전문기관인 (주)다중지능연구소를 통해 8개 지능영역 검사와 사후관리까지 하고 있다.

 

완주군 인재양성계 유지숙 계장은 "다중지능검사와 다중지능계발 프로그램은 인재양성을 가정과 학교에만 맡기는 소극적인 태도를 뛰어넘어 적극적으로 지식정보화사회에 부합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주된 사업내용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관내 초중학교에 있는 인재개발관과 지역공동체와 함께 다중지능종합학습센터 운영과 다증지능계발 진로교육 프로그램, 재능관리시스템 구축 등이다.

특성화 교육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창의 꽃 발명교실'이다. 봉동초를 거점으로 초중등 총 43개교가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관내 퇴직 교육자인 문영배 교장 등 인적자원을 활용해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발명을 통한 창의성과 잠재력을 이끌 수 있는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해 전국 발명인재육성 협의회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2013년 전북과학교육원 제35회 전북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금 5, 은 11, 동13명, 학교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명품 바이올린 연주회

이밖에도 삼례여중을 거점으로 명품 바이올린 교실인 오케스트라반을 운영해 지난 해 아시아음악콩쿨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내기도했다.

 

△열린교육 토크마당 개최

완주군의 교육정책의 키워드는 학부모에게 교육정책 아이디어를 얻고, 학생 스스로 길을 찾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열린교육 토크마당을 처음 열었는데 큰 호응을 얻고, 후속정책을 계획 중이다.

▲ 영화학교 현장학습

후속계획으로  마련한 것이 학부모 열린 소리단 운영이다. 관내 초,중,고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린소리단을 운영해 △완주군 교육지원사업 운영과정 △학교·학부모의 의견 및 학부모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지원정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제안을 받기로 했다.

이 밖에도 완주군 인재육성재단에서는 학생 스스로 진로를 정하게 하기 위한 명문대 탐방프로그램인'제 1기 희망키움 이동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 '책 읽는 도시 완주' 임정엽 군수 "좋은 교육환경 조성 도서관 확충도 한몫"

 

한때 농촌학교는 교육환경은 물론 교사들의 근무조건도 열악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벼랑 끝으로 몰린 위기 학교의 상징이었다.

완주군은 '책 읽는 지식도시 완주'로도 유명하다. 9월말 기준 인구 8만6756명인 이 작은 농촌에 교육 변화 바람을 몰고 온 임정엽 군수에게 비결을 직접 물었다.

 

-완주군 농촌학교 인기 비결은 무엇입니까?

"아마도 생활 주변 가까이에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 것이 비결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도서관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꾸준한 지원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올해 6월 20일에 봉동읍에 개관한 완주군립 둔산영어도서관을 포함해 공공도서관 4관, 작은도서관 7관, 학교마을도서관 3관으로 전체 13개 읍면에 도서관을 건립해 주민들이 집 가까이에 있는 도서관을 찾고 생활속에서 지식과 문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운영예산에 있어서도 2006년 3억6000만원에서 2011년에는 40억원까지 4.3배로 대폭 증액해 도서관에 투자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열린교육 토크마당을 지켜본 학부모들의 반응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뜨겁던데요.

"기존의 학교와 단체에서 진행한 명문대 탐방과는 달리 학생 스스로 자신의 바람을 확인해 진학과 진로선택에 도움을 주자는 데서 기획된 행사입니다. 자치단체장과 함께 교육 문제를 고민하는 자리이다 보니 오히려 짧은 시간에 아쉬워하는 부모님들이 많았습니다. 그 자리에 오신 부모님들께 지역에서 일하고 살고 싶은 인재를 만드는 데 함께하자고 부탁했습니다.

저는 다양한 인재가 지역에서 머물러야 그 지역의 경제도 살아난다고 믿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학부모와 자치단체 교육청 등 모든 기관이 유기적으로 학생들을 지원하고 후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촌학교가 희망이라고 말씀하시던데. 완주군의 목표 어디에 있습니까?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과정은 아이들의 성장 가능성이 아닌 교과목 위주로 평가받는다고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훌륭한 인재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 자연과 교감 통해 얻는 폭넓은 경험들이 인생을 변화시키는 사례가 아주 많습니다. 자치단체는 교과과정 외 아이들이 싫증 내지 않고 수업에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지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순한 학력 증진이 아닌 무한할 가능성을 제공해 큰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게 완주군의 목표입니다."

                                                 이민주 (전북대 신방과 4년)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