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9 05:52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일반기사

군산 출신 문효치 시인 11번째 시집 〈별박이자나방〉

생소한 나비·벌레·풀 시로 재탄생

 

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천착해온 군산 출신의 문효치 시인(70)이 이번에는 생명체 속으로 들어갔다. 11번째 시집으로 〈별박이자나방〉(서정시학)을 통해서다.

 

1976년 첫 시집 ‘연기 속에 서서’부터 2년 전 발간한 10번째 시집 ‘칠지도’까지 문 시인의 시를 관통하는 정신은 백제문화에 대한 성찰과 애정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 시집에서는 표제시부터 거의 모든 소재를 생명을 갖고서도 무시받는 나비·벌레·풀 등으로 잡았다.

 

일반에게 이름 조차 생소한 ‘미물’들을 시인은 주목했다. 거꾸로엷팔나비·털두꺼비하늘소·미운사슴벌레·왕귀뚜라미·산푸른부전나비·좀사마귀·큰멋쟁이나비·황철나무잎벌레·풀종다리·번개오색나비·남생이무당벌레, 달무리무당벌레·모시나비·검은물잠자리·금테비단벌레·쌀잠자리·노란띠하늘소·멧팔랑나비·알락귀뚜라미·도토리노린재·좀청실잠자리·열점박이별잎벌레·모자무늬주홍하늘소 등이 시재로 삼은 나비와 벌레들이다.

 

좁쌀냉이꽃·층층이꽃·개불알꽃·멍석딸기꽃·땅빈대·닭의장풀·노랑어리연꽃·각시붓꽃·방동사니·며느리밑씻개 등은 시인의 눈을 붙든 풀들이다.

 

시인은 “우리가 흔히 벌레나 풀, 나무 등을 보고 미물이라고 말해버리는 것, 잡초나 잡목이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은 중대한 인식의 오류며 오만이고 편견이다”고 시집 머리에서 일갈한다. 또“무릇 모든 생명체들은 인간의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존엄성을 갖고 있으며, 이 세상 운용의 커다란 질서 속 당당한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들 생명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생태계의 실존적 구성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며 우호와 사랑으로 이들 ‘미물’과 ‘잡초’에 다가가 손잡고자 한 이유다.

김석준 문학평론가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재탄생시키고 있다. 푸른 생명체들과 내밀한 우주적 대화를 감행하며, 생명의 여율을 동감의 시학으로 승화시키고 있다”고 시집 해설에 붙였다.

 

1966년 한국일보와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장 등을 지냈다. PEN문학상, 김삿갓문학상, 정지용문학 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미네르바〉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원용 kimwy@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