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허소라 시인에 이어 제2대 석정문학관 관장직을 맡은 소재호 시인(68)은 석정 시인의 전국 문학사적 위상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문학관의 외연을 넓히는 데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미 석정문학회 회장을 맡아 석정 관련 활동에 깊숙이 발을 디딘 소 시인은 고교시절(전주고) 석정으로부터 직접 수업을 받았던 제자이기도 하다. 작고한 이병훈·황길현·김민성 시인을 비롯, 허소라 전 회장·이기반·최승범·김남곤·정군수·안도 시인, 홍석영·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 등이 석정 선생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전북의 대표적 문인들이다.
“석정문학회에서 발간하는 문학지에 게재할 원고를 청탁하면 전국 각지의 문인들이 기꺼운 마음으로 응해줍니다. 석정의 문학적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죠. 석박사 학위 논문과 문학평론으로 석정 선생의 시가 지금도 연구되고 새롭게 조명될 만큼 석정이 남긴 문학적 발자취는 넓고 깊습니다.”
석정 시가 이미지적으로도 현대시의 흐름에 빛을 바래지 않으며, 세류에 영합하지 않은 선비 정신·민족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추앙받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한 달간 석정문학관을 찾은 방문객이 2000명에 이르는 등 문학관을 찾는 이들의 발길일 끊이지 않고 있단다. 소 관장은 이런 에너지들을 모아 부안지역의 특성을 살려 여름철 시인 해변학교를 개설해 문학기행과 토론,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 석정 시 달력과 작은 책자의 시집 발간을 준비중이다.
석정의 대표작인 ‘촛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대형 초를 제작해 문화 상품으로 내놓을 구상도 내놓았다.
소 관장은 석정문학관이 석정의 문학을 기리는 데 머무르지 않고 부안 출신 문인들을 모으고, 미술관의 역할까지 겸해 부안의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당 문학관과 최대 고인돌 군이 있는 고창과 연계할 경우 국내 최고의 문학벨트가 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남원 출생의 소 관장은 198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전북문단 주간·전북문인협회장·원광문인협회장·전북예총 이사 등을 맡았다. 전주완산고 교장을 지냈다. 시집 ‘이명의 갈대’, ‘용머리 고개 대장간에는’ 등을 냈다.
석정문학관은 부안읍 선은리 고택 주변 1만6870㎡(5300여평)의 부지에 들어서 있다.‘촛불’을 비롯한 석정의 5개 대표시집과 유고시집, 친필원고, 생활유품 등이 상설전시실에 전시되고 있으며, 서한·도서 등 5000여점의 유물이 보관된 수장고, 시비(詩碑)가 설치된 시비 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