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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이라고 말하는 정치를 하자

설 연휴기간 우리는 서로 덕담을 나누며 오복을 기원하는 인사를 아낌없이 베풀었다. 특히 설 대목을 놓칠 리 없는 정치권은 더욱 분주했다. 민주당은 당대표까지 전북을 찾았고, 흩어지는 민심을 잡아보려고 애를 썼다.

 

새로운 맘가짐·몸가짐으로 시작하는 것이 설 명절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희망보다는 서글픈 현실에 대한 우려와 한탄을 섞어서 세찬을 먹고 세주를 마시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게다가 속에 있는 말도 가려서 해야 하니 더 답답하다. 명절 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인사가 있다고 한다. 대입, 취직, 결혼, 연봉, 출산, 이혼 등에 관한 질문은 금기사항 이란다. 그런 소재를 빼고 나면 할 얘기가 없어지는 것이 우리네다. 두루두루 눈치도 보고, 입마저 다물어야 하니 명절증후군은 결코 아낙들에게만 찾아오는 증상이 아니다.

 

사실 우리가 던지는 질문 중에는 궁금해서라기보다는 책임을 전가하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의중 때문에 유쾌한 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 아직 취직을 못했니?’ 에는 ‘너에게 문제 있다’라는 추궁이 실려 있고, ‘전북이 왜 늘 부족할까’라는 질문에는 타 지역에 뺏겨서 그렇다는 핑계를 바닥에 깔고 있을 때가 있다.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사회에서도 내 탓과 책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목소리 크고 일께나 했다는 사람들의 행보도 되돌아보니 안타깝게 계속 남의 탓 일색이었다. 대개는 지역이 이렇게 어려운 것은 지역의 탓이 아니라 국가의 탓이라고 한다. 반값 등록금은 대통령이 할 일이지 지역에서 무슨 수가 있겠느냐고 한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적게 줬기 때문에, 우리 지역에는 힘 있는 정치인이 없기 때문에 억울해도 참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지역은 우리가 만든 것이다. 이제껏 습관적으로 밖에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으려 했기 때문에 제자리걸음 밖에 못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 누구 때문이라고 핑계대지 말자. 조금 약하면 약한 대로 우리 지역을 바탕으로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의지를 펴야 한다.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는 지방정부가 풀어야 한다. 그렇게 중앙정부를 비난했으면서도 아직도 중앙을 탓하는 것은 중앙을 의지할만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인가. 이제라도 국가의 기둥이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6·4 지방선거에는 남의 탓만을 일삼는 한심한 일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해야 할 일을 찾았으니 함께 해 보자는 자립적인 의지의 인물을 보고 싶다.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해서 미안했다는 똑똑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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