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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을 줘도 못 쓴다니 말이 되는가

예산 확보는 사업 추진의 제일 요건이다. 한정돼 있는 정부 부처별 예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여부는 자치단체의 능력과 연동시켜 평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데 이미 확보된 예산도 소화해 내지 못하는 도내 자치단체들이 있다. ‘예산을 줘도 못 쓰는 전북’이라는 오명을 듣게 생겼다. 특히 환경부에서 지원한 새만금 생태환경 수질개선 예산이 그런 경우다.

 

새만금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지난해 생태하천 복원사업 명목으로 책정된 761억 원(국비 492억, 지방비 269억) 중 213억 원을 집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집행 비율이 28%에 이른다.

 

전주 노송천 복원사업은 지난해 책정된 41억 6000만 중 17억 6000만 원(42.3%)을 집행하지 못했다. 익산 유천의 경우도 총 사업비 60억 원 가운데 40%에 이르는 24억 원을 집행하지 못했다. 2012년에도 전체 국가예산 196억 중 26억(13.3%)을 사용하지 못했다.

 

이처럼 예산이 제때 집행되지 못하는 비율은 매년 10~30%에 이른다. 물론 사업축소 등 불가피한 미집행 사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세우지 않고 예산을 대충 과다 책정하거나, 행정업무를 소홀히 해 사업이 지연된 나머지 이미 확보된 예산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자치단체의 추진능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어렵게 확보한 국가예산을 이러저러한 이유로 집행하지 못한다면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고 이듬해 국가 예산 편성에서도 불이익을 당하기 마련이다.

 

도내 자치단체가 확보한 생태하천 복원 사업비 중 국비는 451억으로, 지난해에 비해 41억(8.3%)이 줄어든 것도 미집행 현상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 전주 노송천 사업의 경우 올해 68억 원을 신청했지만 3분의 1 수준인 20억만 반영됐다.

 

생태하천 복업사업은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녹지대와 습지, 소(沼), 여울을 만들어 물고기들의 서식공간을 확보해 주는 사업이다.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선 적기에 예산을 차질 없이 집행해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특히 새만금유역 수질개선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자치단체들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계획을 세워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환경부 역시 자치단체에 교부된 예산이 적기에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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