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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 태권도학과 아트퍼포먼스 '안중근'] 태권도극, 세계적 문화콘텐츠로 '뜨겠네'

이토 히로부미 저격 등 항일운동 재연 / 지난달 초연 거쳐 7차례 무대 선보여 / 무용·드라마 요소 가미 감동·감탄 물결

▲ 지난달 12일 우석대 아트홀에서 첫 선을 보인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태권도 아트 퍼포먼스 ‘파랑새의 꿈, 안중근’ 공연 모습. 안봉주기자 bjahn@

한 배우가 새처럼 날아올라 관객들을 마주한다. 이번에는 다른 출연자들을 디딤돌 삼아 4~5m를 비상하며 송판들을 쪼개버린다. 배우들의 겨루기가 10합 이상 이어지고, 팔과 다리가 맞부딪힐 때마다 관객들의 탄성이 커진다. 닌자차림의 배우들이 2층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배우들이 단체로 무대에 올라 절도있는 품새를 선보인다. 한시간 동안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은 수시로 다리와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눈시울을 시큰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공연내내 펼쳐진다. 나라 잃은 민초들의 눈물과 영웅의 고뇌가 가감없이 전달된다. 그런가 하면 기모노를 입은 배우들의 군무는 한동안 무대쪽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웰메이드 액션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야심차게 내놓은 ‘파랑새의 꿈 안중근’이다.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안중근’을 통해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태권도 아트 퍼포먼스, 익스트림 태권도 뮤지컬을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공연의 진수

 

단순한 태권도 시범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었다. 도복차림의 선수들이 10여장의 송판을 차례로 격파하거나 얼음·기왓장·대리석을 내리치는 퍼포먼스는 그리 새롭지 않다. 다만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 배우가 날아오르며 송판을 격파하고 있는 모습.

태권도의 격파·격파·호신술외에 무용과 연극이라는 공연장르를 끌어들여 이종교배를 시도한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공연’이자, 전인미답의 영역을 억척스럽게 개척하고 있는 셈이다.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이번 공연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과정과 독립국의 항일과정을 그리면서 태권도·무용·드라마 등을 접목시켜 감동와 감탄이 절로 나오는 무대를 빚어냈다.

 

특히 하얼빈역 기차씬에 적지않은 공력을 들였다. 장막을 활용한 가변기차가 무대를 채우고, 장막 뒤에서 배우들이 튀어오른다.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공연콘텐츠는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09년 ‘타타 인 붓다’에서 이종교배를 처음으로 시도했고, ‘안중근’을 통해 제대로 된 완성품을 선보였다. ‘안중근’은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아트 퍼포먼스가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치열한 실험정신 돋보여

 

‘안중근’은 지난달 12일 초연에 나선 뒤 15일과 22일 공연을 가졌다. 3일간 7차례의 공연을 토대로 완성도를 더욱 높여 조만간 추가공연에 나선다. 공연에는 안중근역의 문지운씨를 비롯한 태권도 전담 20명, 무용수와 드라마전담 10명, 스탭 20명 등 50명이 동원됐다.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공연을 위해 1년을 투자했다. 공연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적지않은 시간을 투자한 뒤 막바지 2~3개월 동안 피나는 연습에 매달렸다. 관객들이 깜짝 놀랄 액션으로 채워져야 하는 만큼 배우들은 연습기간 땀과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걸핏하면 배우들의 부상이 속출했고, 그런 인고의 시간을 거쳐 작품을 구체화시켰다.

 

작품 예산은 고작 약 1000만원. 태권도학과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액션준비에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지만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액수다.

▲ 하얼빈역 기차장면 공연 모습.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한다. ‘안중근’외에도 또다른 하이브리드 공연을 차근차근 선보이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이는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현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를 구체화하겠다는 다짐이자, 한국 문화산업의 개척자가 되겠다는 선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5년뒤, 10년뒤에는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한국의 문화콘텐츠 아이콘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포부가 구체화된다면 어쩌면 1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완성한 ‘안중근’이 수백억원,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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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epicur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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