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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예술 기획자 3인 "공연은 관객이 만들어"

국립무형유산원 토요상설무대 연출 진옥섭·윤중강·양정환씨

▲ 국립무형유산원 토요상설무대 연출을 맡은 양정환, 진옥섭, 윤중강씨(왼쪽부터).

내공이 센 전통예술 기획자 3인이 뭉쳤다. 국립무형유산원의 토요상설무대를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진옥섭(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윤중강(공연기획 및 국악평론가)·양정환(음반기획자) 씨가 그 주인공.

 

‘무형문화재’라는 한국 최고의 전통예인들을 자산삼아 연출해낼 3인방의‘작품’에 국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부터 연말까지 매주 토요일 국립무형문화유산에서 진행될 상설무대를 앞두고 17일 유산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연출 혹은 평론 등으로 전통예술계에서 알아주는 이들 3인이 한 무대에서 간담회를 가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들 스스로도 감격(?)해 했다.

 

첫 공연 연출을 맡은 진옥섭 씨는 “공연은 관객이 만든다”는 말로 관객의 중요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극장은 관객이 꽉찬 극장이란다.

 

“시나위 시대에서 산조시대로 중심이 옮겨진 이유가 먹고 사는 문제 때문입니다. 단체활동으로 생활할 수 없는 것이 비극인 것이죠.”

 

그는 단체 작업에서 개인이 부각되지 못하고, 관객들도 외면하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마지막 토종광대라고 할 강준섭 씨의 발걸음 하나에 채플린도 모자를 벗고 절할 것이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예도 들었다.

 

‘巫舞(무무)’이름을 걸고 동해안별신굿과 남해안별신굿, 진도씻김굿으로 개막 공연을 기획한 그는 3개의 중요무형문화재가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의 가슴을 흔들 것이란다. 굿예술의 민낯을 보면 예술의 근육질을 발견하게 될 것이란 자신감도 드러냈다.

 

윤중강 씨는 ‘전통은 고정된 실체가 아닌, 변화되는 유동체’로 규정했다. 무속처럼 오래된 것도 있지만, 무형문화재 대부분이 일제식민지 시대 이후 만들어졌다며, 21세기 공연의 새로운 텍스트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통예술의 전승과 발전이라고 말할 때 20세기 키워드가 전승이라면, 21세기는 발전이며, 그 발전은 창작성과 대중성으로 정리했다.

 

개막 2번째 특별공연 ‘여류명창 3인전’을 기획한 그는 소리와 소리, 소리와 춤이 만나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판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뿌리를 찾아서’연출을 맡은 양정환 씨는 국악의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운 1세대 음악을 감상하고, 스승의 뒤를 이은 무형문화재가 꽃을 피우기까지 과정을 소개하는 자리로 기획했다. 명인명창의 연주와 함께 만고풍상을 겪은 이들의 입문과정과 수학내력,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싶단다.

 

“직계 선생의 음악을 듣고 바로 연주를 한다는 것은 모험일 수 있습니다. 걸출한 제자야 문제가 없지만, 좀 부족하거나 뼈대가 바뀌었다면 연주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 시간의 완창을 지켜본 후 ‘아따! 넓적다리 부어서 못 일어나겄다’는 옛 전주 귀명창들의 추임새가 공연자들에게 가장 큰 칭찬이었으며, 유산원의 이번 기획공연에 그런 귀명창이 필요하다는 게 3인의 연출가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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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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