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산시가 고은 시인 예우 사업에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1933년 군산에서 태어난 고은 시인은 지난 2005년부터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위상이 높은 문학계 거목이다. 부모가 자식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은 시인은 옛 옥구에서 태어났다. 소년기를 일제치하에서 보낸 그는 해방과 전쟁, 산업화와 유신시대의 격동기를 거친 간난신고 역사의 산 증인이다. 격동의 역사를 헤쳐나오며 시인의 눈으로 조명해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민족의 아픔이요, 정신이요, 현실이요, 철학이 됐다.
고은 시인은 1958년 처녀시 ‘폐결핵’ 발표 이후 만인보 등 수많은 작품 활동을 하였다. 특히 만인보는 세계 문학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념비적 역작으로 평가 받는다. 만인보는 시인이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독방에 갇히면서 시작해 30년간 이어진 거작이다. 스웨덴은 만인보를 ‘현대의 고전’으로 선정, 중고교 외국문학 교재로 채택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시와 소설·평론·에세이 등 장르를 넘나드는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고, 160여권의 저서가 있다.
고은 시인의 위상은 2005년 이후 노벨문학상 후보로 강력히 거론되면서 더욱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시인의 고향 군산이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드높이겠다고 나선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난 2일 ‘자랑스런 군산인, 고은 시인 예우사업 추진위원회’ 발족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열렸고, 9일에는 위원회를 이끌어 갈 임원들이 선출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문동신 시장이 ‘고은 문학관 조성’을 공약으로 내건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어쨌든 뒤늦게나마 세계적 문인으로 우뚝 선 고은 시인을 고향에서 챙겨 예우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군산의 고은 시인 예우사업이 뒤늦게 추진되면서 몇가지 난항이 예상된다. 첫째, 고은 시인의 생가가 없고, 생가터에는 다른 주택이 들어서 있다는 점이다. 둘째, 경기도 수원시가 고은 시인을 지난해 8월 19일 수원시 광교산 자락으로 거주지를 옮겨주고, 고은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산의 고은 시인 예우사업 추진이 늦은 것은 유감이다. 하지만 시인의 고향에 자리한 생가터는 군산만의 고유 자산이다. 생가 복원과 문학관 건립을 통해 군산과 시인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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