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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먹는물 사업예산 삭감이 능사 아니다

익산시의회가 최근 주요 현안 예산을 모두 삭감한 것은 집행부의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이 한 몫 했다. 시청의 부서 9개를 도심 외곽으로 이전하고, 수돗물 공급선을 변경하는 민감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민과 시의회 공론 과정을 소홀히 한 탓이다.

 

익산시의회는 지난달 31일 “시의 광역상수도 도입을 위한 기본용역 예산 4억원을 모두 삭감처리했다”고 밝혔다. 산업건설위원회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예산 삭감에 동의했다.

 

이 안건을 처리한 황호열 산업건설위윈장은 “광역상수도를 이용하는 인근 전주와 군산, 논산 등과 비교해보면 톤당 100원 인상이라는 시의 주장은 거짓이었다. 목욕탕은 950원, 음식점은 800원 이상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장 말대로라면 익산시는 명분도, 실익도 없는 광역상수도 도입 계획을 시의회나 시민 공감대 형성 과정도 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셈이다.

 

익산시민이 먹는 물은 완주군 대아저수지와 군산 옥구 평야를 잇는 대간선수로를 흐르는 농업용수가 원수다. 익산시는 그동안 수돗물 안전 시비가 불거질 때마다 ‘비록 농업용수지만 정수를 잘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시민들을 안심시켜 왔다.

 

그런데 최근 태도가 돌변했다. 시민들이 마시는 자체 정수장 물이 마치 시민의 건강을 저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시민은 시를 신뢰하기 힘들게 된다. 결국 시의회가 집행부를 불신하고, 제출된 용역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 아닌가.

 

하지만 시의회가 “익산시는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수돗물 공급시스템을 구축한 자랑스러운 도시라는 점을 앞으로 홍보해나가야 한다”며 추후 논의 여지를 일축한 것은 지나치다. 시민 건강의 출발인 수돗물 문제인 만큼 시의회도 언제든 집행부 안을 검토하고 논의하며 최적의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

 

이에 앞서 익산시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시청 9개부서 함열 이전’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이 예산 역시 설익은 상태에서 의회에 제출되는 바람에 전액 삭감됐다.

 

하지만 익산시의회는 이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된다. 20년 전 도농통합 당시 ‘시청사 북부권(함열) 이전’ 약속이 있었고, 당국의 약속은 꼭 지켜져야 마땅하다.

 

익산시가 광역상수도를 도입하고, 함열 활성화 계획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먼저 시민과 시의회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소통없이 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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