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이 임실과 부안에 이어 부패의 핵으로 떠오른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3선 연임에 성공한 전임 단체장이 하차하면서 터진 비리 사건들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12일 장수군이 올해 초 단행한 승진인사에서 승진 명부 일부가 조작된 사건과 관련, 장수군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사건은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지원과장이 인사위원장인 부군수와 상의하지 않은 채 미리 특정인을 승진 대상으로 표시, 결재를 받으려다가 물의를 일으킨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사회는 물론 안행부까지 알려지면서 지난 5월 특별감사가 진행됐다. 안행부는 부군수와 행정지원과장, 담당 등 4명에 대한 징계처분 요구서를 전북도에 내려보냈고, 이들은 전북도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당시 문제가 된 승진 대상자는 모두 8명이었고, 이 중 행정지원과장과 행정지원계장, 인사담당 7급 직원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행정지원과장 등 3명의 승진은 무산됐다. 부군수가 결재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행정지원과장 등이 부군수에게 대들며 하극상을 벌인 것으로도 알려진다. 인사담당 업무를 보는 실무 간부들이 철없이 부군수에게 행패를 부릴 수는 없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의심되는 대목이다.
경찰은 승진 대상자 8명 중 일부가 실제로 승진한 것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건에 비서실장이나 군수의 지시 또는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의심의 단서는 부안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지난 2008년 초 전임 부군수가 작성한 6급 이하 공무원들의 승진서열을 조작, 무리한 인사를 단행했다. 결국 그는 교도소에 가 있다.
인사는 공명정대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를 통해 단체장을 선출하는 민선시대가 된 후 인사 비리는 끊임없이 터졌다. 단체장이 승진 대상자로부터 돈을 받고 인사 장사를 했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에서는 단체장이나 측근과 친하지 않은 사람, 선거 캠프에 연관되지 않은 사람은 승진과 요직 모두 바랄 수 없게 됐다는 푸념이 많다. 단체장의 막강한 인사권이 공직사회를 거대한 선거 캠프로 만들었다.
부군수를 무력화하고, 승진명부를 조작하는 지자체가 어디 장수와 부안 뿐일까. 경찰은 지자체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통해 단체장의 인사 전횡 비리를 낱낱이 파헤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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