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도소 이전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당연한 일이다. 내가 혐오시설이라고 느끼면 다른 사람도 혐오시설이라고 느끼기 마련이다. 내가 싫다며 내치는데 누가 받으려고 하겠는가. 게다가 전주교도소 이전은 단순하지 않다. 교도소 주변의 도시개발 이익과 관련돼 있다. 누구는 혐오시설을 내치는 대가로 엄청난 개발 이익을 챙기고, 누구는 혐오시설을 받는 대신 인센티브 몇 푼 받는 사업이다. 정량적으로든 정성적으로든, 처음부터 온당치 않은 사업 추진이었다.
전주시가 지난 6일 전주교도소 이전 후보지 재공모를 마감한 결과, 1차에서 탈락했던 삼천동 독배마을 한 곳만 접수했다. 독배는 지난 4월 1차 공모 때 요건을 갖추지 못해 탈락한 곳이다. 이번에도 ‘반경 500m 이내 토지주의 2분의 1 이상 동의’라는 공모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법무부도 ‘산지지역으로, 교도소 입지로는 맞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설사 공모 요건을 갖췄더라도 독배마을이 교도소 이전지역으로 선정되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법무부 구상은 나와 있다. 이전이 안되면 현위치에 재건축하거나 현위치에서 뒤쪽으로 300m 가량 들어간 곳에 신축(셋백)하는 방안이다.
두가지 방안 중 셋백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재건축 방안은 그동안 이전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지 확보 용이성도 힘을 싣는다. 전주교도소 뒤편에 있는 작지마을은 13세대가 거주하고, 대부분이 임야 및 전답인 지역이다. 이 일대 8만9000㎡(구 2만7000평)을 추가로 매입해 교도소를 신축하고, 현 전주교도소 부지는(10만9000여㎡)는 체육시설, 녹지공간, 주차장 등으로 조성해 일반인에게 개방한다면, 전주 시민 등 모두가 환영할 일이다.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할 ‘철통 안전’ 문제는 정부 몫이다.
전주교도소 이전 예산은 1500억 원 정도이고, 오는 2017년 착공해 2019년 완공 예정이다. 내년 예산으로 기본설계비 8억원이 잡혀 있다.
전주교도소는 도시 한 복판에 있는 시설도 아니다. 교도소 역시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교도소 이전 논란은 그 자체가 재소자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비록 죄 짓고 격리된 몸이지만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당국은 교도소 이전 논란을 하루 속히 접고, 완벽한 교화시설을 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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