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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구간 교통안전시설물 제대로 설치를

한 달 전 인천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사고는 짙은 안개와 안개 속을 질주한 일부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혼재한 대형 교통사고로 기록됐다. 지난 2006년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29중 추돌사고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영종대교와 서해대교 추돌사고에서는 150여명이 사망하거나 중경상을 입었다. 보험사 피해도 크다. 보험사들이 서해대교에서 물어준 인적 물적 보상액이 40억 원이니, 보험사들은 이번 영종대교 추돌사고에서도 수십억 원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할 처지다.

 

영종대교나 서해대교 추돌사고는 안개 때문에 일어난 사고지만, 운전자들의 부주의가 직접 원인이다. 짙은 안개 속에서 50% 이상 감속 운전해야 하는 규정을 무시하고 100㎞ 이상 과속 질주한 차량이 더러 있었으니, 대형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자연재해든 인재든 크고 작은 사고는 예방해서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 자치단체, 교량 관리 책임자, 자동차 운전자 등이 모두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대교 교통사고를 보면 교량 교통안전 관리 부실이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인재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이다.

 

2006년 서해대교 참사 후 기상청이 안개특보 시스템을 설치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지고, 교통상황을 알리는 전광판이 대교 위에 여러개 설치됐지만 짙은 안개가 끼면 무용지물이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어리석은 운전자들의 질주를 제동할 장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이 상습 안개지역에 전광판 등 교통안전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결국 당국의 세심한 관리와 운전자들의 규정 준수가 뒤따르지 않으면 제 아무리 완벽한 도로법이 만들어진들 역시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동진강과 만경강, 금강, 섬진강 등 큰 강을 두고 있어 안개가 빈번한 전북지역의 교통안전시설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옥정호를 가로지르는 운암대교에 안개등이나 기상정보시스템이 없다. 김제 공덕대교와 청하대교에 안개 소산장치가 5개씩 설치됐지만 전기가 인입되지 않아 무용지물이라고 한다. 영종대교 참사 한 달이 됐지만 당국은 지금까지도 상황 파악 중이다. 안전운전 의무는 운전자에게 있지만,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작동시킬 책임은 당국에 있다. 완벽한 안전대책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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