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에서든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파렴치한 범죄다. 깨끗한 수질 관리의 대명사인 K-WATER(한국수자원공사, 이하 수공)가 먹는 물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고를 일으킨 것은 참으로 개탄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합동감사반이 지난달 말 전북지역 100만 명의 식수원인 용담호 상류에 설치된 진안·장수 하수처리장에 대한 조사를 벌여 수공이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조작해 기준치를 초과한 오·폐수를 용담호에 그대로 흘려보낸 사실을 적발했다. 수공의 TMS 조작은 3년 넘게 계속됐지만, 자체 점검은 물론 자치단체와 환경당국의 관리감독망에도 걸리지 않았다.
TMS 조작사실이 적발된 후 수공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했다. 현장 책임자를 대기발령하고, 본사 전문가를 투입해 처리공정을 안정시켰다.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수공이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신속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수공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 약속에도 불구,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수공 외부의 시선은 차갑다. 워낙 큰 사건이고, 수공의 꼬리자르는 듯한 해명 때문이다.
전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회가 사고 현장을 점검한 6일 수공 관계자는 “조사 결과, 2012년 1월부터 총인(T-P)의 수질기준이 2ppm에서 0.5ppm으로 바뀐 뒤 근무자들이 많은 부담감을 느껴 TMS 교정값을 임의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TMS 측정값이 항상 정확하지는 않으며 야간에 혼자서 근무하다가 이런 일이 발생하면 직원들이 당황해서 조작하는 것 같다. 윗선에서는 이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사건 발생 후 제기된 수공의 구조적 문제, 윗선의 지시 또는 묵인 등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현장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로 축소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또 다른 의혹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상수원을 책임지는 수공이 TMS를 조작, 오폐수를 상수원에 유입시킨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특히 수공 전북본부는 지난해 청렴도 1위였지 않은가. 이번 일은 수공 내부에서 열심히 일하는 구성원들에게도 치욕스러운 일이다.
경찰은 엄정하고 단호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일벌백계하기 바란다. 또 수공은 조직을 다시 점검, 이번 일을 계기로 청렴한 도덕성 1위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