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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마다 '그림꽃'…골목마다 '웃음꽃'

제1회 전주 자만 벽화마을 '공감 문화축제' 9일 개막

▲ 전주 교동 자만마을 ‘제1회 자만마을 공감 문화축제’ 주 행사장. 주민 화합과 마을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축제는 9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추성수기자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한 교동 자만마을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달동네에 불과했다. 승암산 능선 아래 100여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곳은 조선왕조를 창업한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인 이안사(목조)가 나고 자란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2년 역사체험 둘레길을 조성하는 ‘도란도란 시나브로길 사업’의 하나로, 인근 오목대와 이목대,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문화재 탐방코스에 자만마을이 포함됐다.

 

이 때부터 자만마을은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특히 칙칙한 마을 주택가 외벽에 다양한 테마와 빛깔을 띤 벽화가 그려지면서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꼭 가봐야 할 ‘벽화마을’로 인식되고 있다.

 

덕분에 자만마을은 한옥마을과 함께 전주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가 됐다. 주민들은 산뜻한 분위기로 살맛이 나고, 방문객은 벽화를 감상하는 즐거움에 빠져든다.

 

누구나 떠나고 싶어하던 곳이 누구나 찾고 싶고 한 번쯤 살고 싶은 마을이 된 것이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가족과 연인들이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자만마을 나들이는 어떨까.

 

마침 마을 주민들과 지역 대학생들이 마련한 첫 축제가 9일과 10일 자만마을 일대에서 펼쳐진다.

 

△제1회 자만마을 공감 문화축제 9일 개막

▲ 벽화가 그려진 자만마을 골목길을 시민이 걷고 있다. 추성수 기자

벽화마을로 최근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고 있는 전주 교동 자만마을 주민들이 오는 9일부터 이틀간 주민 화합과 마을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1회 자만마을 공감 문화축제’를 연다.

 

축제 기간 마을 주민들과 지역 대학생 등은 마을 쉼터와 주차장에서 각종 공연 및 체험행사를 펼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리고 공유, 이틀간의 감성여행’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해당 마을 주민들이 기획부터 준비 단계까지 축제의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했다.

 

축제 첫 날 전주대 필하모니오케스트라 공연을 시작으로 감성토크 콘서트, 외국인 밴드·버스킹 공연, 커플대항 퀴즈, 전래놀이 체험, 마술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벽화 및 합죽선 그리기, 커플 티셔츠 만들기 등 각종 체험행사도 진행한다.

 

마을 주민들은 이번 축제가 원주민과 이주민간 갈등의 고리를 끊고 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자만마을에 외부 자본이 유입되고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원주민과 이주민간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각종 불법 건축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마을 본래의 순수한 이미지가 퇴색됐다는 게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이를 보다 못한 주민들은 마을공동체를 구성, 원주민과 이주민간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 청년들의 문화예술 향유 공간으로 자만마을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을 축제를 기획한 것이다.

 

△벽화마을의 또다른 볼거리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쯤은 거쳐 가는 곳이 자만 벽화마을이다. 오목대 뒤편에서 연결된 육교를 건너면 바로 벽화마을이다. 언덕 자락을 따라 끊긴 듯 이어지는 좁은 골목 담장에 담긴 재치 만점 벽화들은 영화를 보는 것만큼 재미있다.

 

마을 내 주택 40여 채에 그려진 동화 같은 일러스트와 캐릭터들은 아기자기하고 발랄하다.

 

벽화가 그려진 골목 곳곳에 ‘낙서하지 말아달라’는 문구가 새겨진 덕인지 보존상태도 좋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동네 구석구석에 자리매김한 맛집과 쉼터다. ‘숨은 그림 찾기’하듯 둘러보는 골목 갤러리 안에서 일명 돈 내고 쉬는 곳이라는 ‘꼬지따봉 카페’에서 ‘아따메 쓴’ 아메리카노나 ‘허벌나게 달달한’ 핫초코, ‘오메 부드러운’ 카프치노를 한 잔 마시거나 ‘두이모 카페’의 독특한 비빔밥와플 맛을 보는 것도 이 골목의 재미다.

 

저마다 색다른 테마로 문을 연 쉼터들은 숨은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마을주민이 자신의 집을 개방한 ‘우모네모’는 무료로 쉬어갈 수 있는 옥상쉼터.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 공간에서는 종종 무료 공연이 열린다.

 

이 밖에도 토토로 벽화로 포토존을 꾸민 오목오목카페, ‘가오나시’와 ‘치히로’ 벽화가 반겨주는 골드게스트하우스, 예쁜 옷을 파는 민박집 하루일기 등은 자만마을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골목 상점들이다.

 

● 권경섭 전주 자만마을공동체 대표 "세대·지역 뛰어넘어 문화적 가치 공유"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만남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1회 전주 자만마을 공감 문화축제를 기획한 자만마을공동체 권경섭 대표(37)는 “이번 축제는 단절된 세대간 화합을 이끌어내고 마을 원주민과 이주민간 갈등의 고리를 끊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11년부터 자만마을에서 까페(꼬지따봉)를 운영하고 있는 권 대표는 이 마을 토박이다.

 

그는 “전주 한옥마을에 가려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거의 없던 자만마을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고는 아예 상상도 못했다”면서 “침체된 마을을 살리기 위해 벽화를 그리고 각종 공연을 유치하는 등 마을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선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찾다보니 돈벌이를 위한 외부 자본이 마을상권을 잠식하는 등 마을 본래의 순수한 이미지를 잃어가고 있는 점이 안타까웠다”며 “그래서 주민들과 지역 대학생,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마을축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만남의 장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마을주민과 지역 젊은이들이 함께 소통하고 옛 것에서 새 것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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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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