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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혁신도시 로드킬 빈번

도로 신설되면서 일부 동물 서식환경 변화 탓 / 주의 표지판·유도 울타리·생태로 등 설치 필요

▲ 20일 오전 전북혁신도시 국립농업과학원 앞 도로에 로드킬을 당한 고라니 사체가 방치돼 있다.

전북혁신도시에서 전주시 효자동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36)는 이따금씩 불쾌한 경험을 한다. 1주 혹은 2주일에 한 번씩 도로위에 나타나는 동물 사체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 19일 혁신도시 도로에서 피를 흘린 채 죽어있는 고라니를 목격했다. 김 씨는 “차에 치여 숨진 들고양이는 많이 봤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라니 사체를 이따금씩 본다” 며 “산길도 아니고 도시의 대로에서 고라니 사체를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전북혁신도시의 원활한 차량 진·출입을 위해 신설·확장된 도로에서 로드킬이 빈번하게 발생해 생태도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도로 신설에 따른 일부 동물의 서식처 소멸 및 생태계 교란이 로드킬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어 이러한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20일 오전 완주군 이서면 국립농업과학원 앞 도로(지방도 716호선)에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고라니 사체가 발견됐다. 이 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80km지만, 고속도로 진입로와 가깝다 보니 지나가는 차량의 속도는 100km에 근접하는 실정이다. 고라니 사체를 목격한 차량이 갑자기 핸들을 꺾는 상황도 종종 목격된다.

 

도로 주변에는 야생동물 주의 표지판이나 차량 불빛 감지 반사체, 야생동물 배수로 탈출시설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전북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가 내놓은 ‘전라북도 로드킬 저감대책 마련을 위한 조사연구’자료에 따르면 신설도시 등에서 도로를 건설 할 때 삼림벌채는 동물의 서식환경 변화를 야기시켜 로드킬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신설 도로 노선이 특정 동물의 서식처를 여러 방향으로 관통할 경우 동물이 고립되는 ‘섬화 현상’이 일어난다”며 “이 때 고립된 동물이 서식처를 찾기 위해 도로를 건너가다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로드킬 현황을 조사하는 새만금지방환경청의 자료에서는 혁신도시 지방도 구간에 대한 로드킬 통계가 나와 있지 않다. 매년 기존에 정해놓은 도내 지방도 및 국도 22구간에만 국한된 통계가 집계될 뿐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혁신도시 지방도와 관련된 로드킬 관련 민원은 1주일에 평균 1~2건씩 발생한다. 로드킬은 2차 교통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가 중요하다.

 

박선하 야생동물보호협회 전북지회장은 “기존 녹지나 야산 등의 자연환경을 도시화시킨 신도시에는 로드킬의 위험성이 잠재해 있다”며 “전문가를 동반한 현장 생태조사를 통해 조사구역을 재지정한 뒤, 유도 울타리 및 생태도로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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